(토성의 위성 타이탄. NASA/JPL-Caltech/SSI/Kevin M. Gill)
토성의 위성 타이탄은 두꺼운 대기와 액체 상태의 호수를 지닌 유일한 위성으로 현재 많은 과학적 탐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궤도를 공전하면서 3:4 궤도 공명을 이루는 또 다른 위성인 하이페리온 (Hyperion)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적습니다. 하이페리온은 360.2 km × 266.0 km × 205.4 km의 감자 모양 형태의 위성으로 토성의 위성 가운데 8번째로 크면서 형태가 매우 이상해 다른 위성과 다른 배경을 지니고 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합니다.
SETI의 과학자인 마티야 추크 (SETI Institute scientist Matija Ćuk)와 동료들은 토성과 그 위성을 상세히 관측했던 나사의 카시니 탐사선 데이터를 분석해 과거 토성에 위성이 하나 더 존재했으며 이 위성과 타이탄이 충돌하면서 현재의 타이탄과 고리가 생성되었다는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과거 UC 버클리와 MIT의 연구팀은 토성의 세차 운동을 분석했습니다. 행성의 세차 운동은 주변을 공전하는 위성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는 토성 같은 큰 위성도 예외가 아닙니다. 연구팀은 토성의 질량이 생각보다 안쪽에 몰려 있다는 점과 세차 운동이 해왕성과 맞지 않는 점을 들어 과거 튕겨나간 다른 위성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SETI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사라진 위성이 토성에 충분히 가까이 접근하여 고리를 형성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결과는 이 위성이 타이탄과 충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충돌한 위성의 궤도는 하이페리온과 일치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하이페리온과 타이탄의 충동이 태양계 역사 기준으로 비교적 최근인 수억 년 사이에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이때 거의 타이탄과 크기가 비슷한 프로토 타이탄과 하이페리온보다 큰 중간 크기의 위성이 충돌해 타이탄과 하이페리온이 생성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 중 하나는 타이탄 표면에 크레이터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대충돌로 새로 지각이 생성되었다고 하면 잘 설명될 수 있는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점은 토성의 고리 자체도 이런 충돌의 결과로 생겨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토성의 고리는 현재 점점 사라지는 중인데, 소멸되는 정도를 고려하면 사실 생성된지 46억 년이 되지 않고 1억 년 남짓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쩌면 타이탄과 하이페리온의 프로토타입 위성의 충돌이 없었다면 고리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토성의 고리와 위성을 둘러싼 가장 흥미로운 해석 중 하나인데, 2034년 토성에 도착할 예정인 나사의 드래곤 플라이 탐사선이 타이탄에 대해 많은 정보를 수집하면 이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더 많은 정보가 얻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2-saturn-moon-titan-merger-moons.html
Preprint: Matija Ćuk et al, Origin of Hyperion and Saturn's Rings in A Two-Stage Saturnian System Instability, arXiv (2026). DOI: 10.48550/arxiv.2602.09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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