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bacco hornworm caterpillar, a common garden pest, can actually detect airborne sound via microscopic hairs on its body, according to a team of faculty and graduate students at Binghamton University. Credit: Binghamton University)
인간은 사실 청력도 뛰어난 동물입니다. 정교한 귀와 큰 뇌를 이용해 다양한 소리를 구분할 수 없다면 사실 언어가 발달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작은 동물들도 의외로 뛰어난 청각을 지니거 있습니다. 심지어 사람 귀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곤충도 포식자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 가운데 일부 곤충은 아예 귀에 해당하는 감각 기관이 없어 보이는데도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해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빙햄턴 대학의 캐롤 마일스 교수 (Associate Professor of Biological Sciences Carol Miles)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마일스 교수와 대학원생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박각시나방 애벌레(Manduca sexta, tobacco hornworm caterpillar)가 어떻게 소리를 듣는지 연구했습니다.
빅각시나방 혹은 담배나방 애벌레는 이름처럼 담배는 물론 다른 작물을 갉아먹는 해충인데, 애벌레 단계에서는 특별히 귀에 해당되는 기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마일스 교수는 실험실에서 부 (Boo)라고 놀래키면 애벌레들이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이들이 소리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연구팀은 애벌레가 소리를 듣는 비결에 대해 두 가지 가설을 세웠습니다. 첫 번째는 애벌레가 붙어 있는 잎과 줄기에 전해지는 진동을 몸통으로 느낀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몸에 난 미세한 털의 진동을 감지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방 중 하나인 빙함턴 대학의 무반사실(anechoic chamber)을 이용해 정밀한 소리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사진)
이 방에서는 소리와 진동을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애벌레가 어떤 자극에 반응하는지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150Hz(저주파)와 2000Hz(고주파)의 소리를 재생하고, 애벌레가 표면 진동과 공기 중 소리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비교했습니다.
(실험 동영상)
연구 결과 애벌레는 발로 느끼는 표면 진동보다 공기 중 소리에 10~100배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애벌레의 복부와 가슴 부위에 있는 미세한 털을 제거한 후에는 소리 감지 능력이 크게 떨어졌는데, 이는 소리를 감지하는 데 털이 핵심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연구팀은 애벌레가 진화 과정에서 포식자인 말벌의 날개짓 소리(약 100~200Hz)를 감지할 수 있도록 발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사람처럼 각 단어를 구분할 정도로 청력이 정교하거나 예민하지 않고 단순히 특정 파장의 주파수만 감지해도 생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한 털이지만 사실 이들에게는 목숨을 지킬 수 있는 귀중한 귀인 셈입니다.
이렇게 보면 세상에 하찮은 건 없다는 이야기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6-01-caterpillars-tiny-body-hairs-microphon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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