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001 - 허블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작은 암흑 물질 덩어리



(This graphic illustrates how a faraway quasar's light is altered by a massive foreground galaxy and by tiny dark matter clumps along the light path. The galaxy's powerful gravity warps and magnifies the quasar's light, producing four distorted images of the quasar. The dark matter clumps reside along the Hubble Space Telescope's line of sight to the quasar, as well as within and around the foreground galaxy. The presence of the dark matter clumps alters the apparent brightness and position of each distorted quasar image by warping and slightly bending the light as it travels from the distant quasar to Earth, as represented by the wiggly lines in the graphic. Astronomers compared these measurements with predictions of how the quasar images would look without the influence of the dark matter clumps. The researchers used these measurements to calculate the masses of the tiny dark matter concentrations. Dark matter is an invisible substance that makes up the bulk of the universe's mass and creates the scaffolding upon which galaxies are built. Quadruple images of a quasar is rare because the background quasar and foreground galaxy require an almost perfect alignment. Credit: NASA, ESA, and D. Player (STScI))

(Each of these Hubble Space Telescope snapshots reveals four distorted images of a background quasar and its host galaxy surrounding the central core of a foreground massive galaxy. The gravity of the massive foreground galaxy is acting like a magnifying glass by warping the quasar’s light in an effect called gravitational lensing. Quasars are extremely distant cosmic streetlights produced by active black holes. Such quadruple images of quasars are rare because of the nearly exact alignment needed between the foreground galaxy and background quasar. Astronomers used the gravitational lensing effect to detect the smallest clumps of dark matter ever found. The clumps are located along the telescope's line of sight to the quasars, as well as in and around the foreground lensing galaxies. The presence of the dark matter concentrations alters the apparent brightness and position of each distorted quasar image. Astronomers compared these measurements with predictions of how the quasar images would look without the influence of the dark matter clumps. The researchers used these measurements to calculate the masses of the tiny dark matter concentrations. Hubble's Wide Field Camera 3 captured the near-infrared light from each quasar and dispersed it into its component colors for study with spectroscopy. The images were taken between 2015 and 2018. Credit: NASA, ESA, A. Nierenberg (JPL) and T. Treu (UCLA))


 허블 우주 망원경이 이론적으로 예상되었던 작은 암흑 물질 덩어리를 관측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우주에 중력을 행사하는 물질은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입니다. 아직도 그 정체를 알지 못하는 암흑 물질이지만, 중력은 행사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그 분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은하의 중력 분포나 이동 속도, 질량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지배하는 것이 물질 보다 훨씬 많은 암흑 물질입니다. 


 하지만 별이나 은하가 없는 작은 암흑 물질 덩어리는 관측이 매우 어렵습니다.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의 안나 니렌버그 (Anna Nierenberg of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를 비롯한 허블 연구팀은 허블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 중력 렌즈 현상을 면밀히 조사했습니다. 멀리 떨어진 퀘이사나 은하에서 오는 빛이 중력을 행사하는 물질에 의해 굴절되어 나타나는 중력 렌즈 현상을 이용하면 보이지 않은 물질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암흑 물질 연구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역대 가장 작은 암흑 물질 덩어리가 관측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암흑 물질은 작더라도 왜소 은하 수준 질량이었다면 이번에 발견된 덩어리들은 우리 은하 질량의 1만분의 1에서 10만 분의 1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작은 은하도 품을 수 없는 수준이며 별도 거의 없어 단독으로는 관측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8개의 퀘이사와 은하를 통해 이들의 존재를 증명했습니다. 


 은하와 은하단의 진화를 설명하는 이론에서 암흑 물질은 물질을 끌어오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여기에도 몇 가지 세부적인 가설들이 존재하는데, 차가운 암흑 물질 이론에서는 암흑 물질이 느리고 잘 움직이지 않는 입자라고 가정하고 뜨거운 암흑 물질 이론에서는 잘 움직이는 입자라고 설명합니다. 차가운 암흑 물질 이론에서는 이렇게 작은 암흑 물질 덩어리가 쉽게 생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차가운 암흑 물질 이론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은 발사된 지 30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맹활약하고 있지만, 그 수명은 이제 거의 다해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발사될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등 차세대 망원경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활약하면 이보다 더 작은 암흑 물질 덩어리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Daniel Gilman, et al. Warm dark matter chills out: constraints on the halo mass function and the free-streaming length of dark matter with 8 quadruple-image strong gravitational lenses. DOI: 10.1093/mnras/stz3480 . arXiv:1908.06983v4 [astro-ph.CO]: https://arxiv.org/abs/1908.0698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