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다리에 가시가 있는 석탄기 거미

 


(Fossilized Douglassarachne acanthopoda, noted for its up-armored spiny legs, might have resemblance to modern harvestmen spiders, but with a more experimental body plan. Credit: Paul Selden)



(Reconstruction of the 308-million-year-old arachnid Douglassarachne acanthopoda from the famous Mazon Creek locality. Credit: Paul Selden et al)

거미, 전갈, 투구게 등을 포함하는 절지동물의 큰 그룹인 협각류는 캄브리아기 이후 절지동물의 다른 그룹과 분리되어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중 일부가 육지로 상륙한 후 지금의 거미류로 다양하게 적응 방산한 것은 육지에 거대한 숲이 생성된 석탄기였습니다. 석탄기에는 지금보다 산소 농도가 훨씬 높아 다양한 절지동물이 번성했고 거미와 전갈류의 조상 역시 이 과정에서 현재의 형태로 진화해 다양한 진화적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 석탄기 열대 우림에 등장했던 고대 거미 중 상당수는 후손 없이 멸종했습니다. 3억 년 전 석탄기 말 발생한 석탄기 열대 우림 붕괴에서 사라진 수많은 고대 거미들은 화석으로만 그 존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캔자스 대학의 폴 셀든 (Paul Selden from the University of Kansas)이 이끄는 연구팀은 일리노이주 메이슨 크릭 (Mazon Creek)에서 발견된 3억 800만년 전 거미 화석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멸종된 그룹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기증자의 이름을 따서 더글라사라크네 아칸소포다 (Douglassarachne acanthopoda)는 8개의 다리에 특징적인 가시가 있어 현생 거미와 구분됩니다. 현재도 털이 있는 거미는 많지 않느냐고 말할 순 있지만, 털이 아닌 가시가 다리에 돋아 있는 거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몸길이는 1.5cm 정도입니다.

연구팀은 이 거미가 통거미목 (장님거미목)을 연상시키긴 하지만, 실제로는 현존하는 어떤 거미 그룹과도 다르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존 상태가 완벽에 가까운 화석이지만, 입 부분은 알 수 없어 정확히 어떤 현생 거미와 가장 가까운지 알 순 없지만, 3억 년 전 석탄기 열대 우림 붕괴에서 사라진 멸종 거미 그룹으로 추정됩니다. 그게 아니라도 이 그룹은 아마도 페름기 말 대멸종에서 살아남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마치 장미처럼 뾰족한 가시가 잔뜩 있는 다리는 방어용인지 공격용인지 알 순 없지만, 다리를 빠르게 움직이는데는 방해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그것이 이 거미가 사라진 후에도 거미류에서 이런 형태의 다리가 다시 진화하지 않은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석탄기에 등장한 수많은 육상 절지동물의 다양한 진화적 실험을 거쳐 현생 육상 절지동물의 조상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후손은 페름기 말 대멸종과 백악기 말 대멸종을 견디고 지금도 지구 육지에서 가장 번성한 생명체가 되었습니다. 아마 인류가 사라진 후에도 이들은 살아남아 지구 육지가 더 이상 동물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 되는 순간까지 후손을 남길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5-spiny-legged-million-year-arachnid.html

Paul A. Selden et al, A remarkable spiny arachnid from the Pennsylvanian Mazon Creek Lagerstätte, Illinois, Journal of Paleontology (2024). DOI: 10.1017/jpa.2024.1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