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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예루살렘에서 새로 발견된 기생충



 (The toilet seat taken from the House of Ahiel, excavated in the Old City of Jerusalem. Credit: F. Vukasavovic)



(The toilet seat from the estate at Armon ha-Natziv. Credit: Ya’akov Billig)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팀이 텔 아비브 대학의 연구팀과 함께 기원전 6-7세기 경 유다 왕국 시절의 예루살렘에 있었던 새로운 기생충을 찾아냈습니다. 사람에 기생한 기생충도 죽어서 흔적을 남길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장소는 바로 변소 유적이나 혹은 배설물 화석입니다. 기생충의 알이나 혹은 기생충 자체가 대변 속에 남아 있다가 발견되는 것으로 당시 사람들이 감염되었던 기생충과 함께 식생활 패턴을 짐작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연구팀은 유다 왕국 시기에 해당하는 변기 유적 두 개를 찾아냈습니다. 가운데 구멍이 뚫린 매우 단순한 형태의 변기는 현대 기준으로 보면 조악하지만, 고대 시대를 기준으로 해서는 상당히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물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생충 감염을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시기의 배설물 층에서 ELISA 방식으로 람블 편모충 (Giardia duodenalis)의 존재를 증명했습니다. 주로 설사를 일으키는 람블 편모충은 이 시기에 매우 흔했는지 모든 샘플에서 양성이었습니다.

람블 편모충: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424570&cid=51324&categoryId=51324

반면 이질 아메바 (Entamoeba histolytica)나 크립토스포리디움 (Cryptosporidium sp) 감염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어디에나 흔한 편충, 회충, 조충, 요충은 이 시기에도 존재했습니다.

람블 편모충은 오염되 토양과 물을 통해 전파되는 만큼 인구가 밀집되고 물이 귀한 건조 지역에서 쉽게 감염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잦은 설사의 원인이 되었겠지만, 이 시기에는 설사를 일으키는 기생충이나 세균 감염이 워낙 흔했던 만큼 성경의 무대가 되는 유다 왕국 사람들도 어느 정도 면역은 있었을 것입니다. 과연 이에 연관된 증상에 대한 묘사가 성경에도 있었는지 궁금해지는 연구 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jerusalem-toilet-ancient-parasites/

https://www.cambridge.org/core/journals/parasitology/article/giardia-duodenalis-and-dysentery-in-iron-age-jerusalem-7th6th-century-bce/FD98E6D61F8D264616547EA4EBED69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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