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315 - 유럽의 행성 사냥꾼이 찾아낸 미니 해왕성



 (Artist's impression of CHEOPS. Credit: ESA / ATG medialab)



(Cheops confirmed the existence of four warm exoplanets with sizes between Earth and Neptune, orbiting their stars closer than Mercury to our sun. These so-called mini- Neptunes are unlike any planet in our solar system and provide a 'missing link' that is not yet understood. Mini-Neptunes are among the most common types of planets known, and astronomers are starting to find more and more orbiting bright stars. Credit: ESA)

앞서 소개한 유럽 우주국의 행성 사냥꾼인 CHEOPS (CHaracterising ExOPlanet Satellite)가 네 개의 미니 해왕성을 찾아냈습니다. CHEOPS는 유럽 우주국과 스위스 베른 대학, 제네바 대학 이 협력해서 만든 소형 외계 행성 탐사 망원경으로 나사의 TESS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특정 목표에 대해 장시간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NCCR PlanetS의 과학자들 (Dr. Solène Ulmer-Moll of the Universities of Bern and Geneva, and Dr. Hugh Osborn of the University of Bern)은 CHEOPS가 찾아낸 네 개의 미니 해왕성 가운데 두 개에 대해서 먼저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TOI 5678 b와 HIP 9618 c은 TESS에 의해 그 존재가 의심되았지만, 확인은 하지 못했습니다. TESS는 27일마다 관측 영역을 바꾸기 때문에 그보다 주기가 긴 식현상 (행성이 별 앞을 가리면서 별의 밝기가 어두워지는 것)의 공전 주기는 확인이 어렵습니다.

CHEOPS는 이 외계행성 후보에 대해서 장시간 관측을 통해 식현상으로 의심되었던 밝기 변화가 실제로 식현상이고 주기가 얼마나 되는지도 밝혀냈습니다. TOI 5678 b 와 HIP 9618 c의 공전 주기는 각각 48일과 52.5일이고 지름은 지구의 4.9배와 3.4배입니다. 지상 망원경을 이용한 추가 관측을 통해 밝혀진 이들의 질량은 지구의 20배와 7.5배입니다.

이 결과를 보면 미니 해왕성이라고 하지만 TOI 5678 b는 사실 해왕성보다 약간 더 무섭고 HIP 9618 c는 해왕성의 절반 정도로 미니 해왕성이라는 분류에 맞는 외계 행성입니다.

과학자들은 초기에 목성보다 무겁고 별에 바짝 다가가 있는 뜨거운 목성형 외계 행성을 대거 발견했습니다. 미니 해왕성은 그보다 공전 주기가 길고 더 작고 차갑지만, 우리 태양계에서 볼 수 없는 행성이라는 점은 동일합니다.

연구팀이 추정한 이 외계 행성들의 표면 온도는 섭씨 217-277도 사이입니다. 뜨거운 목성형 행성에서는 파괴될 가능성이 높은 분자들도 여기서는 안정한 상태로 있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연구팀은 그런 만큼 미니 해왕성의 대기를 관측할 수 있는 좋은 목표라고 보고 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새로운 관측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행성들은 미니 해왕성이라고 분류하지만, 해왕성 같은 미니 가스 행성인지 아니면 큰 대기를 지닌 암석 행성인지 아직 질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앞으로 관측을 통해 이들에 대한 비밀을 풀어야 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6-elusive-planets-cheops.html

H P Osborn et al, Two warm Neptunes transiting HIP 9618 revealed by TESS and Cheops,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23). DOI: 10.1093/mnras/stad1319

S. Ulmer-Moll et al, TOI-5678b: A 48-day transiting Neptune-mass planet characterized with CHEOPS and HARPS,, Astronomy & Astrophysics (2023). DOI: 10.1051/0004-6361/202245478

Z. Garai et al, Refined parameters of the HD 22946 planetary system and the true orbital period of planet d,, Astronomy & Astrophysics (2023). DOI: 10.1051/0004-6361/202345943

A Tuson et al, TESS and CHEOPS discover two warm sub-Neptunes transiting the bright K-dwarf HD 15906,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23). DOI: 10.1093/mnras/stad136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