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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의 빙하 흐름은 더 빨라진다?


(The researchers carried out seismic surveys at a surface lake like this. Credit: C F Dow)


 그린란드의 빙하는 최근 그 질량을 계속해서 잃고 있습니다.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해빙수와 빙하의 양이 증가한 것이 원인인데, 물론 더 근본적인 원인은 그린란드 주변을 포함해서 지구의 기온이 상승한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린란드 빙하의 흐름이 매우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영국 스완지 대학의 베른드 쿨레사 교수 (Professor Bernd Kulessa, a glaciologist at Swansea University)가 이끄는 영국, 캐나다, 스웨덴, 노르웨이의 국제 과학자팀은 지진파를 이용해서 그린란드 빙하의 이동 속도를 조절하는 메카니즘에 대해서 조사했습니다. 


 빙하의 흐름은 여름철에 빨라지고 겨울철에는 느려지는 계절적인 변동을 지니고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여름에 더 많이 녹으니까 그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과학자들은 빙하의 이동속도를 조절하는 더 복잡한 메카니즘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능한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가설은 여름 시즌이 끝나갈 시점에 내부에 형성된 통로에 있던 얼음 녹은 물이 빠져나가면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물이 사라져 속도가 느려지는 것입니다. 여름에는 그린란드 표면 녹은 얼음에 의한 강과 호수 (위의 사진)이 형성되며 이 물이 얼음의 약한 틈새를 타고 내려가 지반까지 도달합니다. 일종의 지하수의 빙하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물이 지반과 얼음 틈새에 공급되면 당연히 마찰력이 적어져 빙하의 이동속도가 빨라집니다. 


 두 번째 가설은 바닥에 있는 침전물 및 진흙이 마찰을 증가시켜 빙하의 속도를 조절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두 가지 가설은 서로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빙하가 녹은 물이 아래로 들어가면 침전물과 진흙의 마찰력을 줄이게 될 것입니다. 다만 어느 것이 주된 이유인지는 알아낼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그린란드 빙하의 운명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그린란드의 표면에서 인위적인 폭발을 일으킨 후 이를 지진파로 관측했습니다. 1.2km 두께의 빙하를 뚫고 내부를 관측하려면 지진파를 측정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입니다. 또 지진파를 통해서 진동이 통과하는 물질의 전이 상태도 알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 수천 개에 달하는 그린란드 표면 호수가 해빙수를 얼음 바닥까지 전달하는 우물 역할을 해서 바닥을 미끄러운 욕조처럼 만든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Thousands of surface lakes act as taps that deliver meltwater to the ice base, turning it into a slippery bathtub) 따라서 진흙과 침전물의 마찰력은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주로는 해빙수가 여름 시즌의 이동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앞으로 더 빠른 이동이 가능함을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빙하가 아래에 단단히 고정되기 보다는 물에 뜬 상태나 혹은 미끄러운 진흙 위에 있다는 이야기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표면의 녹는 얼음이 많아지면 빙하의 속도 역시 매우 빨라질 것입니다. (In a warming Arctic climate more ice will melt and make the sediments even sloppier and more slippery, so that fast ice flow can occur long into the future)


 그린란드 빙하의 소실은 해수면 상승에 큰 요인 가운데 하나이므로 그 변화를 관측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더 빨리 녹을 것이라는 예측은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빨리 녹는지는 우리의 미래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참고


B. Kulessa el al., "Seismic evidence for complex sedimentary control of Greenland Ice Sheet flow," Science Advances (2017). advances.sciencemag.org/content/3/8/e1603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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