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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30일 토요일

우주 이야기 336 - 허블이 관측한 블랙홀의 아광속 제트


 블랙홀은 빛을 포함해 무엇이든지 다 빨아들일 수 있습니다. 적어도 이 명제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것이 블랙홀이 무조건 빨아들이는 진공 청소기 같은 천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실 수많은 블랙홀들이 역설적으로 대한 물질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블랙홀의 중력에 붙잡힌 물질 중 상당 부분은 물론 사상의 지평면 아래로 흡수되어 영원이 사라지게 되지만, 여기로 들어가지 못한 물질은 블랙홀 자전축의 수직방향으로 분출됩니다. 이 현상은 제트(jet)라 불리는데, 블랙홀의 강력한 자기장이 원인이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아직 그 정확한 메카니즘은 100% 이해되지 않고 있습니다.
​ 블랙홀의 제트는 물론 블랙홀이 클수록, 그리고 블랙홀로 흡수되는 질량이 많을 수록 더 커집니다. 우주에서 가장 큰 블랙홀들은 대부분 은하 중심에 있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제트가 분출되는 장소도 은하 중심부입니다. 천문학자들에게 이는 중요한 관측 대상입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은 지구에서 2억 6천만 광년 떨어진 타원은하인 ​NGC 3862를 관측했습니다. 이 은하는 은하 밖에서도 블랙홀의 제트가 보이는 은하외 제트(extragalactic jets)를 가진 은하입니다. 물론 이는 그만큼 강력한 블랙홀 제트라는 의미입니다. 특히 이 은하의 제트는 유달리 강력해서 가시광 영역에서도 쉽게 관측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은 지난 20년간 이 은하의 제트를 관측해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 이 블랙홀에서 뿜어져나오는 제트는 플라즈마 상태(원자와 전자가 분리된 상태)로 갈려진 물질로 거의 광속에 근접하는 속도로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상대성 이론에 따라서 빛보다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없음) 그런데 이 제트의 흐름을 관측한 결과 이전의 예상과는 달리 제트의 흐름이 연속적이지 않고 중간 중간 뿜어져 나오는 형태에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이 관측한 ​NGC 3862의 은하외 제트(extragalactic jets).  In the central region of galaxy NGC 3862 an extragalactic jet of material can be seen at the 3 o'clock position (left). Hubble images (right) of knots (outlined in red, green and blue) shows them moving along the jet over 20 years. The "X" is the black hole.
Credits: NASA, ESA, and E. Meyer STScI) 

(동영상)
 당연히 허블 망원경의 이미지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의외에 관측 결과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은하 중심 블랙홀에서 뿜어져나온 물질들은 앞서 뿜어져 나온 물질들과 충돌하면서 더 밝게 빛났습니다. (앞서 나온 제트는 주변 물질과의 마찰로 속도가 느려짐) 이는 마치 자동차의 후방 충돌(rear-end collision) 같은 일이 블랙홀의 제트 내부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거의 광속으로 움직이는 물체 끼리 일어난 아광속 충돌 사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어떤 원리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과학자들은 허블 우주 망원경의 능력 덕분에 수억 광년 떨어진 은하 중심 블랙홀이 만드는 대형 충돌 사고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우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보다 더 신기한 장소인게 분명해 보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Eileen T. Meyer, Markos Georganopoulos, William B. Sparks, Eric Perlman, Roeland P. van der Marel, Jay Anderson, Sangmo Tony Sohn, John Biretta, Colin Norman, Marco Chiaberge. A kiloparsec-scale internal shock collision in the jet of a nearby radio galaxyNature, 2015; 521 (7553): 495 DOI: 10.1038/nature14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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