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21세기 중반에는 폭염이 4-6배 더 위험해진다?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 100여년간 기복은 좀 있을지라도 꾸준히 상승중에 있습니다. 그 결과 과거에 비해서 폭염의 가능성 역시 세계 여러 국가에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만 해도 점차 여름의 시작이 앞으로 당겨지면서 폭염 지수의 증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죠. 미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 국립 대기 연구소 (National Center for Atmospheric Research (NCAR))​와 뉴욕 시립대학(City University of New York (CUNY))의 연구자들은 미 국립 과학 재단 및 미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21세기 중반 미국에서 폭염(heat wave)에 노출될 인구가 얼마나 많을지 연구했습니다. 이들이 저널 Nature Climate cchange에 발표하 예측에 의하면 열파에 노출되는 가능성은 지금보다 4배에서 많게는 6배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This graphic illustrates the expected increase in average annual person-days of exposure to extreme heat for each US Census Division when comparing the period 1971-2000 to the period 2041-2070. Person-days are calculated by multiplying the number of days when the temperature is expected to hit at least 95 degrees by the number of people who are projected to live in the areas where extreme heat is occurring. The scale is in billions.
Credit: Copyright UCAR)
 연구의 공저자인 미 국립 대기 연구소의 과학자 브라이언 오닐(NCAR scientist Brian O'Neill)에 의하면 이는 기후 변화와 인구 변화 모두에 의한 것(Both population change and climate change matter)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11개의 서로 다른 정교한 기상 시뮬레이션의 도움으로 각 지역별 온도가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인지를 추정했습니다. 이 데이터는  North American Regional Climate Change Assessment Program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 미국의 인구 증가 수준을 같이 고려해서 폭염에 노출되는 날 X 인구의 개념인 person-days의 개념으로 폭염 노출정도를 수량화했습니다.
 이 자료에 의하면 1971년에서 2000년 사이 폭염 노출 정도가 연간 23억 person-days 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온실 가스 배출이 큰폭으로 감소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아마도 그렇게될 가능성이 높은데) 2041-2070년사이에는 연간 100억에서 140억 person-days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는 4배에서 6배 정도로 증가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물론 지금보다 폭염이 더 흔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폭염이 잘 생기는 지역에서 인구 증가율이 빠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폭염에 노출되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추가로 생각해야 하는 문제는 바로 고령화입니다. 점차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폭염에 취약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사실 이 문제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이슈이기도 합니다. 우리 나라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는 것이죠.
 따라서 앞으로 보건 의료 정책은 이와 같은 폭염 가능성의 증가와 고령화 추세에 맞춰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주택 및 건물 건설에 있어서도 낮은 비용과 에너지로 냉방이 가능한 에너지 절약형 건물을 지을 필요가 있겠죠. 이와 같은 추정은 반드시 100% 맞지는 않는다고 해도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지 정보를 주는 귀중한 역할을 합니다.
 앞으로 폭염 문제는 단순히 기후 문제를 떠나 사회적인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연구와 대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Bryan Jones, Brian C. O’Neill, Larry McDaniel, Seth McGinnis, Linda O. Mearns, Claudia Tebaldi. Future population exposure to US heat extremesNature Climate Change, 2015; DOI: 10.1038/nclimate263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