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30 - 별과 행성의 탄생 장면을 목격하다



 


 최근 천문학자들은 지구에서 황소자리 (constellation Taurus ) 방향으로 약 450 광년 이상 떨어진 지점에 존재하는  L1527 IRS 라는 천체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황소자리 구름에 위치한 천체는 사실 태어나는 아기 별로 별의 일생을 생각하면 극도로 젊은 나이인 30 만년이 채 안 되 아기 별로 생각됩니다. 이 천체가 주목을 받는 것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어린, 그리고 현재 생성 중인 별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전파 망원경 역사에 한획을 그으리라 기대되는 ALMA 를 이용해서 이를 관측한 존 토빈 (John J. Tobin, National Radio Astronomy Observatory ) 등의 연구자들은 특히 이 천체를 둘러싸고 있는 먼지와 일산화탄소를 관측해 이 천체가 현재 미래의 행성을 만들게 될 먼지 디스크를 가지고 있고 이 먼지 원반의 회전 속도가 사실상 케플러 회전 (Keplerian rotation) 을 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테면 이 먼지 원반들이 케플러의 법칙에 따르는 행성들 처럼 모항성 주변을 공전하고 있다는 것이죠. 


(ALMA 에 대해서는 http://blog.naver.com/jjy0501/100162002621   참조  ) 


 이들은 결국 미래의 원시 행성계 원반 (Proto planetary disk) 가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행성이 될 것입니다. 현재  L1527 IRS 의 가운데 있는 아기 별은 태양의 1/5 정도 질량이지만 주변에는 태양 수준의 질량의 가스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먼지 디스크의 질량은 목성의 7 배에 달해서 이 중 일부만이 행성 만들기에 참가한다고 해도 목성이나 그 보다 더 큰 슈퍼 목성급 행성들을 만들 여유가 있습니다. 


 참고로 목성은 지구 질량의 318 배에 달하며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을 합한 질량의 2.5 배에 달합니다. 따라서 이 먼지 디스크의 질량은 꽤 큰편입니다. 과연 이것 가운데 몇 % 가 행성 만들기에 참여하는 지는 궁금하기는 하지만 앞으로 적어도 수백만년 후 먼 미래의 일이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알 도리는 없어 보입니다. 100 억년은 될 태양급 항성에서 30 만년이라는 것은 인간의 일생으로 치면 생후 1 주일 수준에 불과한 정도니까요. 


 아마 그것보다 이 별은 지금 태아 단계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입니다. 이 천체는 완전한 별이라기 보다는 protostar 로 볼 수 있는 단계로 점차 완전한 별과 행성계의 모습을 갖춰나갈 것 입니다. 하지만 완전한 형태의 별이 되기 전에 이미 케플러 회전을 하는 디스크를 초기 단계부터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Artist's conception of infant solar system: Young star pulls material from surroundings into rotating disk (right); generates outflowing jets of material (left). (Credit: Bill Saxton, NRAO/AUI/NSF)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이 천체는 주변에서 물질을 더 끌어 모음과 동시에 중력 수축에 의해 핵융합 반응이 활발해 지면서 온도가 오르고 디스크와 수직 방향으로 제트를 분사하게 될 것입니다. (Herbig–Haro objects (HH) )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주변의 가스는 흡수되든지 아니면 밀려나가든지 해서 원시 행성계 원반은 점차 행성을 형성하고 주변에 가스는 대부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Herbig–Haro objects 의 사례인 HH47 의 허블 우주 망원경 사진. 5 년간 변화를 찍은 것으로 이 때 나오는 제트의 속도는 초속 수천 km 에 달함.  Animation of Hubble Space Telescope images of en:Herbig-Haro object HH47. ) 


 현재는 이 천체가 가스에 둘러쌓여 있어 이런 모습이 확실히 보이지 않지만 (하지만 자전과 수직방향으로 물질 분사는 시작된 것으로 보임) 미래에는 그렇게 되겠죠. 하지만 그 미래까지 인류가 남아있을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결국 우리가 이런 연구를 하는 이유는 초기 태양계와 우리가 사는 지구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알기 위한 노력이라고 해야겠죠. 과거 지구와 태양도 이런 환경에서 생겼을 테니 말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John J. Tobin, Lee Hartmann, Hsin-Fang Chiang, David J. Wilner, Leslie W. Looney, Laurent Loinard, Nuria Calvet, Paola D’Alessio. A ∼0.2-solar-mass protostar with a Keplerian disk in the very young L1527 IRS system.Nature, 2012; 492 (7427): 83 DOI: 10.1038/nature11610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