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개구리 장내 미생물에서 찾은 항암 박테리아



 (일본 청개구리. 池田正樹 (masaki iked), public domain/wikipedia)

​

​

장내 미생물은 인간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사실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초식동물의 경우 셀룰로오스 분해를 장내 미생물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장내 미생물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할 정도이고 인간 같은 잡식 동물도 장내 미생물이 없으면 심각한 건강상 문제를 겪게 됩니다. 또 장내 미생물은 세균 감염으로부터 장을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

따라서 대부분의 장내 미생물 연구는 인체의 유익한 장내 미생물 환경이나 반대로 질병과 연관된 장내 미생물을 조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 과학기술원 (자이스트, Japan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JAIST))의 과학자들은 좀 다른 방법으로 접근했습니다.

​

자이스트 에이지로 미야코 교수 (Prof. Eijiro Miyako) 연구팀은 일본 청개구리 (Japanese tree frogs (Dryophytes japonicus)), 일본 불배도롱뇽 (Japanese fire belly newts (Cynops pyrrhogaster)), 일본 풀도마뱀 (Japanese grass lizards (Takydromus tachydromoides))의 장내 미생물에서 항암 효과를 지닌 균주를 분리했습니다.

​

연구팀은 총 45종의 항암 균주를 분리했는데,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항암 균주는 일본 청개구리에서 분리한 에윈겔라 아메라카나 (Ewingella americana)로 밝혀졌습니다. 쥐를 이용한 대장암 모델에서 E. americana는 독특한 기전을 통해 암세포만 파괴했습니다.

​

E. americana는 산소가 없는 장내 혐기성 환경에서 사는 세균으로 산소가 풍부한 정상 조직보다 빠른 성장과 부족한 혈류 공급으로 산소가 부족한 종양 내 환경을 더 선호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빠른 속도로 증식해 주변 암세포를 직접 파괴합니다. 또 암세포 안에서 염증을 유발해 면역 세포를 끌어 당기는 두 가지 주요 항암 기전을 지니고 있습니다.

​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암세포가 면역 시스템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CD 47 단백질을 이용해 주변 환경에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데, 오히려 이것이 E. americana의 빠른 성장괴 암 조직에 대한 선택적 응집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엉성한 혈관 환경 역시 박테리아가 쉽게 침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

반면 E. americana는 정상 혈관과 정상 조직에서는 빠르게 소멸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E. americana의 정상 혈액 내에서 반감기는 1-2시간 정도에 불과하고 24시간 후에는 대부분 검출이 불가능한 수준까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실험 동물의 간, 뇌, 심장 등 주요 장기에 침투하지 않았습니다. 산소가 풍부하고 면역이 정상인 정상 조직에는 최소한의 영향을 미쳤으며 60일 동안 관찰했을 때 큰 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물론 사람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긴 하지만, 암 조직의 특징을 이용해서 양서류의 장내 미생물을 새로운 항암 치료제로 사용한다는 발상은 매우 신선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사람에서 안전성을 확립하기 전까지는 실제 임상 실험이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

​

참고

​

​

https://medicalxpress.com/news/2025-12-gut-bacteria-amphibians-reptiles-tumor.html

​

Seigo Iwata et al, Discovery and characterization of antitumor gut microbiota from amphibians and reptiles:Ewingella americana as a novel therapeutic agent with dual cytotoxic and immunomodulatory properties, Gut Microbes (2025). DOI: 10.1080/19490976.2025.2599562

​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