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3억 9천만 년 전 해양 산소 농도 상승이 척추동물의 진화를 촉진했다.


 

(An artist's rendering of a prehistoric jawed fish from the Late Devonian called Dunkleosteus. These sorts of large, active vertebrates evolved shortly after the deep ocean became well-oxygenated. Credit: 2008 N. Tamura / CC-BY-SA)

​

​

고생대의 네 번째 시기인 데본기는 어류의 시대로 불립니다. 이전까지는 비교적 마이너 그룹이었던 척추동물이 이 시기 급격히 진화해 생태계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

지금은 사라진 판피류를 비롯해 연골어류, 경골어류가 다양하게 진화했으며 경골어류의 주요 그룹인 조기어류와 육기어류 역시 이 시기에 분화됐습니다. 육기어류의 일부가 지상에 상륙을 시도하면서 사지류의 조상으로 진화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

데본기에 이르러 둔클레오스테우스 같은 거대 판피류를 포함해 다양한 어류가 진화한 이유는 아직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은 산소 농도의 증가가 중요한 원인이라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

듀크 대학의 마이클 킵 교수 (Michael Kipp, assistant professor of Earth and climate sciences in the Duke University Nicholas School of the Environment)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 팀은 고생대 시기인 5억 4100만 년 전부터 2억 5200민 년 전 사이 바다였던 대륙 가장자리 지층에서 암석 샘플을 얻어 분석했습니다.

​

연구팀이 집중한 것은 셀레늄 동위원소로 이를 분석하면 당시 바다에 녹아 있던 산소의 양을 알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 해양 산소 농도는 두 차례에 걸쳐 크게 증가했습니다. 한 번은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일어나 현생 동물문의 조상이 대부분 등장한 5억 4000만년 전이고 다른 하나는 어류의 진화가 빠르게 진행된 3억 9300만 년에서 3악 8200만 년 사이입니다.

​

특히 후자의 경우 깊은 바다까지 산소 농도가 높아져 큰 동물이 진화할 수 있을 만큼 바다의 생활권이 넓어졌습니다. 그 결과 척추동물처럼 크고 복잡한 생물이 다양하게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때 올라간 깊은 바다의 산소 농도는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

이때 산소 농도가 올라간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연구팀은 당시 육지로 진출해 자리잡기 시작한 육상 식물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육지에서도 광합성을 통해 대량의 산소를 공급하면서 지구의 전체적 산소 농도가 상승했고 지금까지 이 추세가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

이 가설이 맞다면 지금 인간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육상 식물의 오랜 조상 덕분일지도 모릅니다.

​

참고

​

https://phys.org/news/2025-08-deep-ocean-oxygen-marine-habitats.html#google_vignette

​

Kunmanee Bubphamanee et al, Mid-Devonian ocean oxygenation enabled the expansion of animals into deeper-water habitat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5). DOI: 10.1073/pnas.250134212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