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바이오하이브리드 마이크로봇

 


(Schematic illustration of micro/nanoplastics captured by MARs. Credit: Diogo Pinheiro.)



(The fluorescent image composed of green-colored MARs and blue-colored nanoplastics after capture. Credit: Peng et al.)

엎질러진 물을 다시 주워담을 수 없는 것처럼 이미 5mm 이하 크기로 쪼개진 미세 플라스틱을 다시 주워담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버린 수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러 흘러들면 마찰에 의해 조금씩 부서져 미세 플라스틱이 되고 먹이 사슬을 통해 생태계 전체로 퍼지는 것은 물론 결국 인간의 식탁으로도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눈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잘라지기 전에 아예 쓰레기를 회수하거나 혹은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이미 바다로 흘러들어간 플라스틱의 양이 엄청나기 때문에 이를 회수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물론 필터를 사용해서 일부 걸러낼 순 있지만, 바닷물 전체를 필터로 거를 순 없는 일입니다.

체코 브르노 공대 및 멘더 대학 (Brno University of Technology and Mender University in the Czech Republic)의 연구팀은 안전하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그동안 여러 층으로 되어 있는 이산화티타늄 (TiO2) 마이크로봇 (microbot)을 만들고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백금 같은 금속을 사용했으나 가격이나 환경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좋은 아이디어라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살아 있는 미세 조류 (micro algae)를 살아 있는 로봇처럼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사실 미세 조류 세포 표면의 -COOH기는 음전하를 띄기 때문에 양전하를 띄는 미세 플라스틱 및 나노 플라스틱 입자를 끌어당기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미세 조류를 먹이로 삼는 바다 생물이 많기 때문에 이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이 제거되기 보다는 먹이 사슬로 유입되어 인간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연구팀은 미세 조류에 자성을 띤 산화철 (Fe3O4) 나노 입자를 코팅해 미세/나노 플라스틱 입자를 흡착하면서도 자석을 이용해 쉽게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하이브리드 마이크로봇 (Biohybrid microbot)은 설령 사용 후 회수하지 못한다고 해도 자연적으로 세포 분열을 하면서 희석되고 다른 동물이 먹었을 경우에도 철분제나 다름 없어 큰 해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물론 가격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는 것 역시 큰 장점입니다.

연구팀은 이 마이크로봇을 magnetic algae robots (MARs)이라 명명하고 인공 미세 플라스틱이 있는 수조에서 테스트했습니다. 그 결과 나노 플라스틱 입자의 92%와 마이크로플라스틱 입자의 70%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MARs는 다른 에너지원 없이 태양 에너지의 힘으로 스스로 돌아다니면서 입자를 제거하기 때문에 더 간단하고 효과적인 대안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를 통해 회수할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전체 입자의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입니다. 오염시키기는 쉬워도 이를 다시 주워 담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플라스틱 쓰레기의 환경 유입을 막고 사용량을 줄이는 것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11-biohybrid-microrobots-micro-nano-plastics-aquatic.html#google_vignette

Xia Peng et al, Biohybrid Magnetically Driven Microrobots for Sustainable Removal of Micro/Nanoplastics from the Aquatic Environment,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3). DOI: 10.1002/adfm.20230747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