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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녹조류를 없애는 새우 껍질 바이오 숯 스펀지



 (The cyanobacteria-killing sponge, which reportedly shouldn't produce any collateral damage when deployed in the environment. Adapted from ACS ES&T Water 2023, DOI: 10.1021/acsestwater.3c00202)

녹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골칫거리 중 하나입니다. 식수와 다른 용수를 얻기 위해 댐이나 저수지를 많이 건설하고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 비료를 많이 쓰다보니 아무래도 녹조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서 광합성 조류가 더 잘 자랄 수 있고 수온도 따뜻해지다보니 자라는 기간도 늘어 났습니다.

이렇게 이상 증식한 녹조류는 여러 나라에서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독성 물질을 내뿜는 녹조류가 크게 증식하면서 환경에 악영향은 물론 수돗물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식수를 확보하기 위해 댐을 건설했는데, 이로 인해 식수가 오염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 후난 대학의 과학자들은 바이오 숯(biochar)를 이용한 독성 녹조 제거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들이 주목한 소재는 식품 가공 폐기물로 나오는 새우 껍질입니다. 이 껍질을 섭씨 300도에서 가열해 바이오 숯으로 만든 후 얇은 폴리비닐 알코올 (polyvinyl alcohol) 사이에 끼우면 스펀지 형태의 다공성 바이오 숯이 됩니다. 그 다음 과황산염 (persulfate) 기반의 산화제를 내부에 넣으면 녹조 제거용 스펀지가 완성됩니다.

이 스펀지를 물에 띄우면 세균이 물과 함께 흡수되는데, 이때 세균의 세포막이 산화제에 의해 조각 나게 됩니다. 그러면 세균의 90%를 항생제 없이 죽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실제 녹조에서 떠온 독성 독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 (Microcystis aeruginosa)를 넣고 테스트했습니다. 그 결과 85%가 무해한 유기물로 분해됐습니다. 이 독성 녹조류는 사실 우리에게도 친숙한 것으로 전 세계 강과 호수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독성 녹조류: https://water.nier.go.kr/web/contents/contentView/?pMENU_NO=196

이 스펀지가 실제 환경에서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모르지만, 연구팀은 일단 주변 환경에 무해하게 녹조류를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적당한 가격에 생산이 가능하고 재사용이 가능하다면 의미 있는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가장 좋은 일은 역시 비료 성분이 너무 많이 흘러들어가지 않게 호수와 강 환경을 관리하고 물이 적당히 흐를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물 수요가 점점 더 늘어나는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하면 녹조를 억제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blue-green-algae-biochar-sponge/

https://pubs.acs.org/doi/full/10.1021/acsestwater.3c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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