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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925 - 고대 금성에는 바다 대신 수증기만 있었다



 (Artist’s view of the surface and atmosphere of early Venus, more than 4 billion years ago. In the foreground is a mysterious explorer surprised to see the oceans completely vaporised in the sky. Credit: © Manchu)



 금성은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흡사한 물리적 특징을 지닌 행성입니다. 하지만 표면 환경은 암석 행성 가운데 지구와 가장 극단적으로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섭씨 500도에 가까운 고온과 지구 기압의 90배가 넘는 고압 환경은 태양계의 모든 천체 가운데 가장 극단적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표면을 탐사하기가 가장 어려운 암석 천체에 속합니다. 



 하지만 금성도 태양계 초기에는 다른 모습이었을 수 있습니다. 40억년 전 태양의 밝기는 지금의 70-80%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지구와 구성 성분이 비슷하고 혜성이나 소행성 충돌도 비슷한 수준으로 이뤄졌다고 가정한다면 금성 초기에는 지구처럼 바다가 존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끊임없는 화산 활동이 일어나는 금성 표면에는 그 증거가 남지 않아 화성과 달리 직접적인 증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네바 대학 (University of Geneva (UNIGE))와 스위스 NCCR (National Centre of Competence in Research) PlanetS의 과학자들은 사실은 금성에 한 번도 바다가 존재한 적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제네바 대학의 천체물리학자인 마틴 터벳(Martin Turbet)과 그 동료들은 매우 정교한 3D 모델링을 통해 금성 초기 대기 환경을 조사했습니다. 금성도 초기에는 지구처럼 상당한 양의 물을 지각에서 방출했거나 혹은 외부에서 공급 받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결과 금성은 초기부터 기온이 높아 물이 응결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수증기 상태로 대기 중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높은 온도는 태양에서 가까운 거리와 온실가스의 존재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수증기 역시 온실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물로 응결되지 않은 수증기가 점점 많아질수록 온도는 더 뜨거워지면서 밤에도 응결이 되지 않고 계속해서 수증기 상태로 남게 됩니다. 결국 압력과 온도가 올라가면서 현재와 같은 상태가 된 것입니다. 



 연구팀은 지구가 조금만 더 태양에 가까웠다면 비슷한 운명을 맞이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절묘한 위치 덕분에 지구는 지금처럼 바다가 있는 행성이 된 것이죠. 하지만 미래에도 계속 운이 좋을 순 없습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태양은 점점 뜨거워지고 지구 역시 뜨거워져 언젠가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행성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십 억 년 후 일이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생자 필멸의 법칙은 지구 생명체라고 해서 피할 순 없는 일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10-venus-oceans.html


Martin Turbet, Nightside clouds inhibit early ocean formation on Venus but not on Earth, Nature (2021). DOI: 10.1038/s41586-021-03873-w. www.nature.com/articles/s41586-021-03873-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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