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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3일 금요일

손자들의 생존에 도움을 주는 범고래 할머니



(J8, aged 72, breaches the water Credit: Kenneth Balcomb, Center for Whale Research)


 범고래 암컷이 폐경 이후에도 오랜 시간 생존하면 손주들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범고래는 인간처럼 폐경이 온 이후에도 장기간 생존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암컷의 수명이 현저하게 더 길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범고래 수컷은 30-40대에 죽는데 암컷의 경우 이 나이에 폐경이 오고 수십년 더 살 수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손주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가설이 제기됐습니다. 


 뉴욕 대학의 댄 프랭크 박사(Dr. Dan Franks from the Department of Biology, at the University of York)가 이끄는 연구팀은 36년간 캐나다와 미 서부 해안의 어업 데이터와 관찰 연구를 토대로 할머니 범고래의 생식 유무와 손자 세대의 생존율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생식 능력이 없는 할머니 범고래가 손자들을 더 잘 돌봤으며 이는 생존 가능성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따라서 암컷 범고래가 폐경 이후에도 오래 생존하는 것은 손자 세대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이 연구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인간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인간 역시 생식 능력이 없어진 이후에도 오래 생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알을 낳고 바로 죽는 연어와는 다른 삶의 방식입니다. 사실 생식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오래 살아남는 것은 유전자를 널리 퍼트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빨리 죽어서 새로운 세대가 살 공간을 내주는 것이 유전자를 널리 퍼트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사실 폐경이 온 이후 오래 사는 것은 인간이나 범고래 등 일부 종에서만 볼 수 있는 드문 케이스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할머니가 손자의 생존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생존 기간이 길어졌다는 가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인간도 비슷한 게 사실 육아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건 역시 할머니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남성의 경우 나이가 들어도 생식력이 0은 아니지만, 여성은 폐경이 오면 생식 기능이 사실상 없어지는데도 남자보다 더 오래 삽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지만, 진화적 배경은 이 가설로 설명이 가능할지 모릅니다. 


 참고 


Stuart Nattrass el al., "Postreproductive killer whale grandmothers improve the survival of their grandoffspring," PNAS (2019). www.pnas.org/cgi/doi/10.1073/pnas.190384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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