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신세계 원숭이의 진화를 보여주는 두개골 화석


(An exceptional fossil skull of Chilecebus carrascoensis, a 20-million-year-old primate from the Andes mountains of Chile. Credit: © AMNH/N. Wong and M. Ellison)

(This illustration compares the brain sizes of a variety of primates, including humans (top left) and the fossil Chilecebus (bottom middle), based on a new method (phylogenetic encephalization quotient, or PEQ) that takes into account both the body size and the evolutionary relationships of the species. The size of each primate species reflects its PEQ value (large head equals high PEQ, small head equals low PEQ), not its actual brain size or body/head size. For example, a high PEQ (larger heads in this image) signifies a larger than expected brain for an animal of a given body size. Credit: © Xiaocong Guo/Xijun Ni)


 영장류의 진화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특징은 뇌의 크기와 지능의 발달입니다. 영장류는 다른 포유류에 비해 지능이 뛰어난 편으로 특히 인간은 유별나게 발달된 뇌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도의 사고 능력을 가능하게 만든 큰 뇌는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 오랜 세월 진화의 결과물로 당연히 과학자들은 그 진화 과정을 상세히 연구해왔습니다. 다만 영장류의 화석은 대개 이빨 화석이 가장 많고 두개골 전체 화석이 발견되는 경우는 많지 않아 연구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중국, 칠레의 과학자들은 놀랄만큼 보존 상태가 좋은 2000만년 전 영장류의 두개골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이 화석은 안데스 산맥에서 발견됐는데, 당연히 화석의 주인공은 신세계 원숭이 (new world monkey)의 조상입니다. 칠레세부스 (Chilecebus carrascoensis)라고 명명된 이 소형 영장류는 마치 사람을 축소한 듯한 신기한 형태의 두개골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사람을 닮은 건 아니고 비스듬히 잘리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죠. 실제 뇌는 오히려 작은 편입니다. 


 연구팀은 이 작은 영장류의 화석을 고해상도 CT 스캔을 통해 세밀하게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뇌의 크기와 몸집의 상대적 비율을 진화 계통적으로 비교하는 지표인 phylogenetic encephalization quotient (PEQ)가 0.79로 일반적인 영장류의 0.86 - 3.39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람 두개골을 축소한 듯한 첫 인상과는 달리 사실은 뇌가 작은 셈인데, 두개골 화석이 비스듬하게 잘리면서 보인 착시 현상 (?)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PEQ는 무려 13.46으로 다른 영장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큽니다. (상대적 크기를 보여준 2 번째 그림에서 칠레세부스는 가운데 아래)


 흥미로운 부분은 대개의 영장류에서 후각이 발달하면 시각이 나쁘고 시각이 발달하면 후각이 나쁜데 비해 칠레세부는 둘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이 작은 영장류는 후각과 시각 모두를 사용해 먹이를 찾고 포식자를 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오래전 영장류라 다소 원시적인 특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두개골이 신기하게 보존된 영장류 화석 같습니다. 


 참고 

X. Ni el al., "Cranial endocast of a stem platyrrhine primate and the ancestral brain conditions in anthropoids," Science Advances (2019). advances.sciencemag.org/content/5/8/eaav791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R 패키지 설치 및 업데이트 오류 (1)

 R 패키지를 설치하거나 업데이트 하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아예 R을 재설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해도 해결이 안되고 계속해서 사용자는 괴롭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패키지를 설치, 혹은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같이 설치하는 패키지 중 하나가 설치가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계속 나왔는데, 사실은 백신 프로그램 때문이었던 경우입니다.   dplyr 패키지를 업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설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패키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나왔습니다.  > install.packages("dplyr") Error in install.packages : Updating loaded packages > install.packages("dplyr") Installing package into ‘C:/Users/jjy05_000/Documents/R/win-library/3.4’ (as ‘lib’ is unspecified) also installing the dependencies ‘bindr’, ‘bindrcpp’, ‘Rcpp’, ‘rlang’, ‘plogr’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_0.1.1.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15285 bytes (14 KB) downloaded 14 KB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cpp_0.2.2.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620344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