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mRNA 백신을 뛰어넘는 단백질 기반 백신을 만들 수 있을까?



 (This image show a lymph node collected from aged mice 10 days after full immunization with the SARS-CoV-2 RBD protein with the adjuvants Alum and CpG. The lymph node shows the formation of a robust germinal center, a specialized structure containing multiple cells involved in the immune response, here including two types of B cells, T cells, and dendritic cells. Credit: Confocal Imaging and IHC Core Facility,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코로나 19 백신 경쟁에서 가장 성공적인 결과를 거둔 회사는 현재까지 화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높은 예방 효과와 상대적으로 적은 부작용으로 인해 선진국에서 선호하는 백신 1위가 됐기 때문입니다. 비싼 가격에도 코로나 19로 인해 피해가 심각한 여러 나라에서 오히려 더 높은 가격으로 구매하는 백신이 됐습니다. 모더나 역시 코로나 19 백신으로 큰 성공을 거두기는 했으나 판매량이나 매출로 볼 때 화이자가 앞섰다는 사실은 의심할 수 없습니다. 생산 능력에서 큰 차이가 나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화이자는 올해 3분기에 24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130억 달러가 코로나 19 백신에서 나왔을 정도입니다. 



 기사 참조: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1&oid=417&aid=0000752119



 하지만 mRNA 백신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비싼 가격과 까다로운 냉동 보관으로 개도국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과 제조 공정이 복잡해 일부 회사에서밖에 만들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초반에는 예방효과가 높지만, 6개월 이후에는 빠른 속도로 항체가 감소하면서 돌파 감염이 쉽게 일어난다는 점 역시 문제입니다. 비싼 백신을 여러 번 접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보스턴 소아 병원의 백신 연구자들은 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 가운데 직접 ACE2 수용체와 결합하는 RBD (receptor-binding domain)를 항원으로 하는 백신을 연구했습니다. 현재 개발된 백신들은 대부분 돌기 단백질을 타겟으로 삼고 있는데, 사실 모든 부분이 바이러스 중성화에 필요한 건 아닙니다. 핵심은 RBD입니다. 문제는 RBD 단독으로는 항원성이 적어 항체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RBD에 대한 효과적인 면역 반응을 유발하기 위해 CpG와 수산화 알루미늄 (aluminum hydroxide)을 면역 증강제로 쓰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CpG는 면역 반응을 촉진하는 물질이고 수산화 알루미늄은 항원을 오래 보존해 면역 체계가 더 쉽게 인식할 수 있게 돕는 물질입니다. 나이든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 결과 RBD 기반 단백질 백신은 mRNA 백신 만큼 효과적으로 항체 반응을 유발했습니다. 



 아직은 전임상 단계에도 진입하지 못했지만, 연구팀은 이 방법이 매우 저렴하고 개도국에서도 쉽게 생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방법이 더 오랜 시간 보호 효과를 지닐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 19 대유행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더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필요합니다. 2022년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1-11-protein-based-sars-cov-vaccine-older-adults.html


Etsuro Nanishi et al, An aluminum hydroxide:CpG adjuvant enhances protection elicited by a SARS-CoV-2 receptor-binding domain vaccine in aged mice,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2021). DOI: 10.1126/scitranslmed.abj5305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