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CC0 Public Domain)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 입장에서 보면 말라리아 원충은 사람을 종숙주로 삼는 중간 숙주 기생충입니다. 아무튼 기생충이기 때문에 모기에도 피해를 줄 것 같지만, 과학자들은 의외로 둘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벤더빌트 및 존스 홉킨스 대학의 말라리아 연구소 (Vanderbilt and the Johns Hopkins Malaria Research Institute)의 로렌스 쯔비벨 (Laurence J. Zwiebel) 교수와 앤 카르 (Ann Carr)가 이끄는 연구팀은 mRNA 연구를 통해 말라리아 열대열원충 (Plasmodium falciparum)이 중간 숙주인 모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열대열원충에 감염된 모기는 후각이 향상되어 숙주인 사람과 다른 동물을 찾는 능력이 더 뛰어났습니다. 동시에 mRNA 프로필 역시 더 젊은 모기의 것과 비슷해서 모기가 매우 왕성하게 숙주를 찾아 나설 수 있게 도왔습니다. 그런데 이는 전혀 의외의 결과는 아닙니다.
모기 역시 다른 동물을 숙주로 삼는 기생충이고 열대열원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기가 더 사람을 잘 물어야 열대열원충도 종숙주에 더 잘 전달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기생충인 셈입니다.
반대로 중간 숙주가 종숙주에 잡아먹혀서 전달되는 기생충의 경우 반대의 전략을 취합니다. 예를 들어 톡소플라스마는 중간 숙주인 쥐에 감염된 후 쥐를 조종해서 고양이에 더 잘 잡아먹히게 만듭니다. 그래야 종숙주인 고양이에 잘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쥐가 모기처럼 고양이를 흡혈해서 전달되는 형태라면 반대로 중간 숙주의 생존과 번식을 돕는 방향으로 진화했을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기생충과 숙주의 복잡한 관계를 보여줌과 동시에 말라리아 원충이 성공한 비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11-mosquitoes-mutual-symbiotic-relationship-malaria-causing.html
Ann L. Carr et al, Transcriptome profiles of Anopheles gambiae harboring natural low-level Plasmodium infection reveal adaptive advantages for the mosquito, Scientific Reports (2021). DOI: 10.1038/s41598-021-0184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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