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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명체 만든 유기물이 혜성 충돌에서 나왔을까?


(Cometary impacts can produce complex carbon-rich prebiotic materials from simple organic precursors such as the amino acid glycine. Credit: Liam Kraus/LLNL)


 과학자들이 초기 지구에 쏟아졌던 혜성이 생명체 탄생에 매우 중요한 유기물을 전달했다는 새로운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혜성에는 물과 유기물이 풍부하게 존재합니다. 따라서 지구의 바다를 형성한 물의 상당 부분이 혜성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있으나 현재까지 혜성에 대한 연구 결과는 이를 완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기물에 대해서도 상당한 논쟁이 있습니다. 혜성에 풍부한 단순한 아미노산 같은 유기물이 혜성 충돌에 따라 지구로 유입될 순 있지만, 지구에 충돌할 때 발생하는 높은 열과 압력을 견딜 수 있는지는 확실치 않기 때문입니다. 미 국립 로렌스 리버모어 연구소 (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 (LLNL))의 매튜 크룬블라우드 (Matthew Kroonblawd)와 그 동료들은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했습니다. 


 연구팀은 우주 공간에서 쉽게 생성될 수 있는 아미노산인 글라이신이 포함된 가상 혜성 물질을 48만 기압(48 GPa)과 3000K의 고온 환경에 노출시켜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은 오히려 고온 고압 환경에서 더 복잡한 유기물이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질소 함유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 (nitrogen-containing 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NPAHs)) 같은 물질이 대표적으로 오히려 생명체의 재료가 될 유기물이 충동 결과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논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지구 생명체를 만든 유기물의 상당수가 혜성에서 유래했거나 혹은 아예 생명체 자체가 혜성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구가 적지 않습니다. 더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장주기 혜성 물질을 입수하는 등 추가적인 연구와 혜성 탐사가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 


Matthew P. Kroonblawd et al. Synthesis of functionalized nitrogen-containing 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and other prebiotic compounds in impacting glycine solutions, Chemical Science (2019). DOI: 10.1039/C9SC0015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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