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Michigan State University)
높이 100m가 넘는 거대한 나무라도 그 먼 조상은 단세포 조류 (algae) 였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초기 식물이 어떻게 지상으로 올라왔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광합성 식물 입장에서 물과 양분을 구하기 쉬운 바닷속에서 나와 육지로 올라온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을 것입니다.
미시간 주립 대학의 연구팀은 이 과정에 곰팡이가 관여했을지도 모른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균류와 공생하는 조류의 존재에 주목했습니다. 지얀 두 (Zhi-Yan Du)를 비롯한 연구팀은 토양 균류의 일종인 Mortierella elongata와 원시적인 해양 조류인 Nannochloropsis oceanica의 공생 관계를 연구했습니다.
이 단세포 조류는 곰팡이 표면에 붙어서 장시간 살 수 있는데, 연구팀은 예상치 않게 더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장기간 공생한 곰팡이 속으로 조류 세포가 들어가 공생한 것입니다. 이를 photosynthetic mycelium라고 부르는데 곰팡이에서는 처음 관찰된 것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공생 관계는 양쪽 모두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조류 입장에서는 주변에 수분이 없고 양분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살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됩니다. 곰팡이가 내놓는 이산화탄소와 여러 영양소는 조류의 생존에 큰 도움이 됩니다. 반면 조류가 내놓는 양분 역시 곰팡이에 이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곰팡이는 어디에나 존재하며 5억년 전 초기 식물이 지상으로 올라왔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 공생 관계가 5억년 전 초기 식물의 지상 정착을 도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최초로 육지에 올라온 동물처럼 식물의 지상 진출 역시 여러 가지 논쟁이 많은 주제입니다. 매우 원시적이고 작은 생물이었다는 점은 분명한데, 그렇기 때문에 흔적이 쉽게 남지 않아 아무래도 논쟁이 있는 것이죠. 아무튼 곰팡이 안으로 들어가는 조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내용 같습니다.
참고
Zhi-Yan Du et al, Algal-fungal symbiosis leads to photosynthetic mycelium, eLife (2019). DOI: 10.7554/eLife.47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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