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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에서 발견된 열수 분출공


 

(Hydrothermal chimneys: Looking down on tall stalagmite-like hydrothermal chimneys from extensive mineral deposits at the Aurora hydrothermal field, Gakkel Ridge in the Arctic Ocean. Pale cream-colored “blobs” near the tops of some chimneys represent geothermally-fueled microbial life of a kind that could exist on Saturn’s moon Enceladus. Credit: Alfred Wegener Institute)

열수분출공 (hydrothermal vent)는 뜨거운 열수와 화학 물질이 뿜어져 나오는 심해의 굴뚝 같은 구조물입니다.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광합성과 독립적으로 형성된 생태계를 확인했습니다. 황화수소나 기타 다른 화학 물질을 분해하는 미생물과 이 미생물을 기반으로 한 먹이 사슬이 바다 깊은 곳에 형성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목성의 위성 유로파의 바다나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의 바다에도 비슷한 환경이 펼쳐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열수분출공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최초의 생명체가 바로 열수분출공 주변에서 생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바다 밑에서 수백개의 열수분출공을 찾아냈습니다. 2014년에는 북극 바다 밑 지각이 솟아오르는 가켈 릿지 리프트-밸리 (Gakkel Ridge rift-valley)에서 오로라 열수분출공 (Aurora hydrothermal vent)가 발견됐습니다. 2019년 오로라 열수분출공을 상세히 조사한 우즈홀 해양학 연구소의 크리스 저만(Chris German, senior scientist with the 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s Department of Geology and Geophysics)과 그 동료들은 이 열수분출공이 매우 특별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켈 릿지 리프트-밸리는 1년 에 1cm 정도 밖에 벌어지지 않는 매우 천천히 움직이는 해령으로 상당히 많은 양의 구리나 금 같은 금속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그런 만큼 앞으로 해양 자원 채취의 주요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열수분출공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그 전에 생태계와 열수분출공 주변 환경을 상세히 연구했습니다.

연구 결과 이 열수 분출공은 메탄과 망간이 풍부한 환경으로 이곳에서도 화학물질을 분해하는 크림 같은 미생물 군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두꺼운 얼음 아래 바다 밑에 형성된 열수분출공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유로파나 엔셀라두스 바다 밑의 환경과 가장 유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실제 생명 탐사의 테스트 임무를 이곳에서 진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추운 북극이라도 바다 밑에는 열수분출공이 존재할 수 있으며 이곳에 태양 에너지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태양계에 적어도 두 위성이 비슷한 환경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11-arctic-hydrothermal-vent-site-extraterrestrial.html

Christopher R. German et al, Volcanically hosted venting with indications of ultramafic influence at Aurora hydrothermal field on Gakkel Ridge, Nature Communications (2022). DOI: 10.1038/s41467-022-34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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