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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아스기 초기에 살았던 대두 파충류


(Credit: © Artwork from Mark Witton)


 국제 과학자팀이 트라이아스기 초기에 살았던 대형 파충류가 역대 가장 큰 머리를 지닌 파충류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페름기 말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일부 생존자들은 텅 빈 트라이아스기 초기 생태계에서 빠르게 적응 방산했는데, 이 가운데 이궁류의 가장 큰 그룹인 지배 파충류 (archosauromorph)가 존재합니다. 지배 파충류는 공룡, 조류, 악어류를 포함한 그룹으로 이 가운데는 현생 악어류와 조류와 연관이 없는 후손없이 멸종한 파충류 그룹도 존재합니다. 


 이런 지배 파충류형 생물 가운데 트라이아스기초 최상위 포식자 자리를 차지했던 생물이 붉은 악어이라는 명칭의 에리스로슈키드 (Erythrosuchid)입니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비교적 잘 알려진 Garjainia prima와 상대적으로 연구가 덜 된 Vjushkovia triplicostata의 두개골을 상세히 연구했습니다. 전자는 남아프리카에서 후자는 러시아에서 발굴되었습니다. 


 연구 결과 흥미롭게도 속(genus)까지 다르게 명명된 두 종은 사실 같은 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가르자이니아의 머리가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비율로 따지면 파충류 가운데 가장 큰 편으로 큰 머리와 날카로운 이빨, 그리고 당시에는 매우 큰 3m에 달하는 몸길이로 이 시기에 최상위 포식자 자리를 차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인 형태와 크기는 현생 코모도 도마뱀에 견줄 수 있지만, 가르자이니아의 머리는 이보다 훨씬 커서 이들이 매우 활발한 포식자였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복원도는 상당히 기괴하지만, 역사상 가장 대두 파충류가 된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이들은 당시 어떤 육지 동물도 다 사냥할 수 있는 이 시기의 강력한 육식 동물이었고 큰 머리는 이를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머리가 너무 크면 이것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뿐 아니라 움직임이 느려지는 문제가 있어 항상 최선의 해결책이 아닙니다. 머리에 많은 투자를 하면 다리와 몸통은 작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들이 대두가 된 어떤 다른 이유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Richard J. Butler et al. Cranial anatomy and taxonomy of the erythrosuchid archosauriform 'Vjushkovia triplicostata' Huene, 1960, from the Early Triassic of European Russia, Royal Society Open Science (2019). DOI: 10.1098/rsos.191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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