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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452 - 생성 초기부터 막대 나선 은하 구조를 만들어가는 초기 은하


 

(A color image of ADF22.A1 taken with JWST/NIRCam. Credit: Umehata et al., 2024.)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우주 초기 은하들을 관측해 은하가 초기에 어떻게 진화해 현재의 모습이 되었는지 밝혀내는 것입니다. 120억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나온 빛을 관측하면 빛이 지구까지 도달하는 시간인 120억 년 전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과거의 일을 알 수 있습니다.

나고야 대학의 하데키 우메하타 (Hideki Umehata of Nagoya University)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전파 망원경인 ALMA를 이용해 빅뱅 직후 20억 년 후에 은하인 ADF22.A1의 구조를 자세히 관측했습니다.

이 은하는 초기 은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중심의 막대 형태의 벌지 (bulge) 구조와 디스크 구조가 나타나고 있으며 많은 별이 생성되면서 활발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먼지에 쌓여 있는 dusty star-forming galaxy (DSFG)로 먼 거리와 함께 관측이 쉽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우주와 지상의 강력한 두 망원경을 통해 이 은하의 구조를 관측했습니다. 그 결과 초기 막대 나선 은하의 구조와 운동을 역대 가장 상세한 수준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은하 충돌과 차가운 강착 현상이 은하 중심부인 벌지는 물론이고 주변의 디스크까지 활발한 별의 생성과 먼지 생산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활발한 별 생성이 일어나는 지역의 반지름만 22,800광년에 달해 ADF22.A1 은하의 크기는 이미 우리 은하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거 과학자들은 은하 진화 과정에서 나선 은하는 상당히 나중에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 왔습니다. 하지만 허블 우주 망원경과 그 뒤를 이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활약으로 나선 은하는 물론 막대 나선 은하도 생각보다 초기에 형성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일부 은하와 은하 중심 블랙홀의 빠른 성장의 비결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연구가 계속된다면 이전까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1-astronomers-jwst-alma-explore-giant.html

H. Umehata et al, ADF22-WEB: A giant barred spiral starburst galaxy in the z = 3.1 SSA22 protocluster core, arXiv (2024). DOI: 10.48550/arxiv.2410.2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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