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caught mammals feeding on nectar of Banksia subulata in an experimental enclosure; A, juvenile ash-grey mouse (Pseudomys albocinereus); B, house mouse (Mus musculus); and C, little long-tailed dunnart (Sminthopsis dolichura). Credit: Botan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 (2024). DOI: 10.1093/botlinnean/boae061)
꽃가루 매개 동물이라고 하면 대부분 벌과 나비 같은 곤충을 생각합니다. 사실은 곤충도 파리처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곤충이 꽃가루 옮기기에 참여하고 있으며 벌새처럼 조류도 있습니다. 포유류 역시 박쥐나 설치류, 유대류 등 다양한 종류가 꽃가루 옮기기에 참여합니다.
그런데 호주의 라 트로브 대학의 스테니슬라우 바브르지체크 (Stanislaw Wawrzyczek)과 동료 과학자들은 호주의 토착 식물 중 하나인 뱅크시아(Banisias)속에 속하는 Banksia subulata의 꽃을 연구하던 중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뱅크시아 속의 꽃은 높은 곳이 아니라 지면에서 가까운 장소에 낮게 꽃을 피우기 때문에 벌이나 나비 같은 곤충이 아니라 꿀주머니쥐 (Hony Possum)가 주요 꽃가루 매개 동물입니다.
꿀주머니쥐는 호주에 사는 유대류로 이름처럼 설치류가 아닌 캥거루 같은 유대류입니다. 이들은 거의 꿀과 꽃가루만 먹고 사는 보기 드문 유대류로 호주에서 뱅크시아의 주요 꽃가루 매개 동물입니다. 따라서 B. subulata 역시 꿀주머니쥐가 주요 꽃가루 매개 동물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카메라를 설치해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식물의 가장 중요한 꽃가루 매개 동물은 호주 토착 설치류인 잿빛쥐 (Ash-grey mouse)였던 것입니다. 주로 밤에 남몰래 꽃가루를 옮기기 때문에 몰랐던 것이지 이들 역시 꿀을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A native Ash-grey mouse (noodji) enjoying the sweet nectar of a Banksia)
사실 주머니쥐가 꽃가루 매개 동물이라는 것도 의외의 사실인데,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설치류가 주요 매개 동물인 경우도 있다니 호주 생태계는 정말 독특하고 재미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프리카에서도 꽃가루 매개 설치류가 보고된 적이 있으나 이미 꿀주머니쥐가 있는 호주에서는 이번에 최초 보고된 것이라고 합니다. 쥐라고 하면 씨앗이나 곤충만 먹는다 인간의 편견을 뒤집는 발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0-unexpected-pollinators-cheese-mice-nectar.html
Stanislaw K Wawrzyczek et al, Does pollination by non-flying mammals contribute substantially to fruit set of Banksia (Proteaceae)? A test in four species with contrasting floral traits, Botan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 (2024). DOI: 10.1093/botlinnean/boae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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