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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실 수 있는 동물은 의외로 흔하다.



 (A spider monkey feedings on fruits of spondia mombin. Credit: Nicholas Chapoy)

앞서 자연적으로 발효된 술 (에탄올)을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의외로 주량이 센 동물의 사례들을 소개했는데, 자연계에서 알코올을 좀 마실 줄 아는 동물이 생각보다 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3630096705

엑세터 대학의 킴벌리 호킹스 (Kimberley Hockings of the University of Exeter)와 동료들은 저널 Trends in Ecology & Evolution에 발표한 리뷰에서 자연계에 알코올 분해가 가능한 동물의 비율이 높을 뿐 아니라 생각보다 자주 섭취하는 것 같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꿀이나 과일이 자연 발효되어 생기는 알코올의 농도는 대개 1-2% 정도이지만, 예외적으로 높은 경우 10%에 달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낮은 농도라도 알코올 분해효소가 없는 경우 신경계에 큰 부담을 주어 해당 음식을 못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일찍부터 분해 능력이 진화했습니다.

그 시기는 개화식물이 본격적으로 진화해서 꽃과 열매가 흔해진 1억 년 이전으로 생각됩니다. 알코올 탈수소효소가 진화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있었던 셈입니다. 따라서 조류, 포유류, 곤충 등 서로 다른 생물에서 독립적으로 알코올 탈수소효소가 진화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알코올 분해 능력이 진화한 첫 번째 이유는 역시 칼로리 섭취 때문입니다. 약간 지난 꿀이나 과일을 문제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 자체로 상당한 열량을 지니고 있어 1kcal가 아쉬운 자연 상태에서는 알코올 역시 귀중한 에너지원 됩니다.

두 번째 이유는 놀랍게도 자신을 방어하거나 의학적 이유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초파리는 알을 에탄올이 있는 곳에 낳는데, 이는 기생충에서 알과 유충을 보호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 기생벌이 나타나면 유충도 더 많은 에탄올을 섭취해 쉽게 기생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다만 사람처럼 기분이 좋아지거나 심리적인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도파민 및 엔돌핀 분비를 자극해 행동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아직은 음주가 동물에 미치는 영향은 확실치 않은 셈입니다. 아마 사람처럼은 아니라도 어떤 영향은 주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0-alcohol-consumption-human-animals-rare.html

The evolutionary ecology of ethanol, Trends in Ecology & Evolution (2024). DOI: 10.1016/j.tree.2024.09.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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