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만 및 과체중 인구가 늘어난 것은 이전보다 먹을 게 많아져서 그런 것도 있지만, 신체 활동 정도가 줄어들고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업무 자체가 앉아서 하는 게 많아진 것도 원인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변화 중 하나는 여가를 보내는 방식 역시 앉아서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 및 스마트폰 사용이 이런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초고속 인터넷으로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 스트리밍을 하고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않는 우리의 생활 습관은 결국 운동량을 줄일 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접촉까지 줄어들게 만듭니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의견이 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증거를 수집해 입증해야 합니다.
호주 모나쉬 대학의 클라우스 액커만 박사(Dr Klaus Ackermann from Monash University Business School’s Department of Econometrics and Business Statistics)가 이끄는 연구팀은 호주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 조사인 호주 주택, 수입, 노동 역학Household, Income and Labor Dynamics in Australia (HILDA) 데이터와 호주의 국가 초고속 인터넷인 국가 광역 네트워크 National Broadband Network (NBN) 가입율을 비교해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비만율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NBN 보급율이 1%씩 증가할 때마다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2012년 이후 전체적으로 평균 BMI는 1.57kg/m2 증가했고 유병률은 6.6% 증가했습니다. 아마 여기에는 초고속 인터넷 뿐 아니라 집에서 있는 시간이 급격히 증가했던 코로나 19 대유행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 집에 있으면서 초고속 인터넷의 혜택을 많이 본 사람들이 대유행이 끝난 후에도 생활 패턴을 그대로 유지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초고속 인터넷으로 전 세계 모두가 밀접하게 연결되는 세상이지만, 정작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은 희미해지는 것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disease/obesity/high-speed-internet-access-obesity/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570677X24000911?via%3Dihub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