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ed reconstruction of Dromaeosauriformipes rarus running along the muddy shore of an ancient lake. Credit: Alex Boersma/PNAS)
우리 나라에서는 큰 공룡 화석이 잘 발견되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 다양한 크기의 수많은 공룡이 한반도에 살고 있었다는 증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크기는 작지만 상당히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흔적 화석도 있습니다. 바로 진주층 (Jinju formation)에서 발견된 드로마에오사우리포르미페스 라루스 (Dromaeosauriformipes rarus) 발자국 화석이 그런 사례입니다.
1억 600만 년 전 백악기 전반기에 살았던 이 작은 수각류 공룡은 발자국 길이가 1cm에 불과할 정도로 작습니다. 현재의 새와 비슷한 크기로 볼 수 있는데, 더 중요한 사실은 발자국 끼리의 거리가 25-31cm 정도로 아주 멀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몸길이 수준으로 보폭이 넓었다는 것인데, 여러 가지 정황상 발의 힘만으로는 걷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골반 높이가 47.5mm에 불과한 작은 새 같은 공룡이 사람보다 빠른 시속 38km의 속도로 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코타 주립대학의 알렉산더 데세치 (T. Alexander Dececchi)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드로마에오사우리포르미페스 라루스의 발자국 화석을 분석해 이 공룡이 새처럼 날개를 이용해서 지상에서 더 빠르게 가속했다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사실 이런 드로마에오사우루스과 소형 수각류 공룡은 상당수 깃털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에게 더 중요한 의문점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발자국이 결국 중간에 끊기는 데, 그 이유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그냥 화석상의 기록이 남지 않았을 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해석은 하늘로 날아올랐다는 것입니다. 아직 새처럼 완전한 동력 비행이 서툰 소형 수각류 공룡이 지상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이륙했다면 비행의 진화에 대해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에 더 주목되는 가설이지만, 이 발자국 화석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수각류와 새의 연관성은 이미 잘 연구되어 있으며 미크로랍토르 등 일부 소형 수각류 공룡은 어느 정도 비행 능력을 지닌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백악기 한반도에 살았던 드로마에오사우리포미페스 역시 그런 능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 결과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0-tracks-left-bird-sized-dinosaur.html
T. Alexander Dececchi et al, Theropod trackways as indirect evidence of pre-avian aerial behavior,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4). DOI: 10.1073/pnas.24138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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