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rosion by Methanococcus maripaludis Mic1c10. Credit: npj Biofilms and Microbiomes (2024). DOI: 10.1038/s41522-024-00574-w)
(Steel plates before and after microbial attack. Credit: Morten Mossin Madsen/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
박테리아는 온갖 물질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금속도 예외가 아닌데 우리가 잘 모르는 사실 중 하나는 철을 먹는 박테리아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철은 산소와 결합해 산화철 상태로 돌아려는 성질이 매우 강합니다. 지구에는 반응성이 높은 원소인 산소가 넘치기 때문에 인간들은 오래전부터 다른 원소를 섞어 내식성이 강한 합금을을 만들거나 표면을 도금해왔습니다.
하지만 산소가 없는 환경이라고 해서 안전한 건 아닙니다. 산소와 접촉할 일이 없는 환경에서도 철을 부식시키는 미생물에 의해 microbially induced corrosion (MIC)라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선 보기 어려운 일이지만,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에서는 꽤 골치 아픈 존재입니다.
서던 덴마크 대학의 사토시 카와이치 박사와 아멜리아-엘레나 로타루 교수 (Ph.D. Satoshi Kawaichi and Professor, Dr. Amelia-Elena Rotaru from 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는 이런 철 부식 박테리아 중 하나인 메타노코쿠스 마리팔루디스 (Methanococcus maripaludis)가 극도로 효율적인 방식으로 철을 부식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과거 과학자들은 철 부식 박테리아가 효소를 내서 철을 조금씩 녹인 후 이를 이용한 화학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메타노코쿠스가 직접 철 표면에 달라붙은 후 바로 철에서 에너지를 얻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아무리 그래도 반응성이 우수한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는 산소가 먼저 달라붙기 때문에 이 세균들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만 살아갑니다.
아무튼 연구팀은 메타노코쿠스가 신속하게 철 표면에 검은 생물막을 형성한 후 빠르게 반응을 일으켜 철을 녹슬게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예를 들어 5g 크기의 작은 철 덩어리는 몇일 정도 지나면 검은 가루만 남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만큼 이런 세균의 침투를 억제하는 것이 석유, 가스 산업이나 가스관, 송유관 관리에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이름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이들은 철을 부식시키고 부산물로 메탄을 내놓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쇠를 먹고 사는 상상속의 동물 불가사리 같은 박테리아가 실제로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0-microbes-iron-reveals.html
Satoshi Kawaichi et al, Adaptation of a methanogen to Fe0 corrosion via direct contact, npj Biofilms and Microbiomes (2024). DOI: 10.1038/s41522-024-00574-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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