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 mosquitoes rely on hearing to mate, but males genetically engineered to be deaf missed out. Credit: Dhananjay Thakur)
우리에게는 여름철 가장 짜증나는 불청객이지만, 모기도 종족 번식을 위해 온갖 위험을 감수하는 대표적인 종입니다. 수컷과 암컷 모기는 잡아먹힐 위험에도 물가에 집단으로 모여 짝짓기를 하며 암컷은 알을 키우기 위해 사람처럼 위험한 숙주에서 피를 빨아 먹습니다.
사실 우리에게 매우 짜증나는 모기의 앵앵거리는 날개 소리도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암컷 모기는 500 Hz의 주파수로 날개소리를 내고 수컷 모기는 800 Hz의 주파수로 날개소리를 내 서로를 알아보고 짝짓기를 진행합니다.
UC 산타 바바라의 과학자들은 모기의 짝짓기에서 소리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알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우선 CRISPR-Cas9 기술로 소리를 듣는데 중요한 유전자인 trpVa의 기능을 정지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유전자를 조작한 암수 모기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쩍짓기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모기는 짝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암컷의 경우 어떻게든 짝짓기를 완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통상적으로 생명체가 자신의 존속을 걸고 진행하는 짝짓기에는 모든 감각 수단을 동원하기 때문에 귀머거리라도 짝짓기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귀머거리 수컷 모기는 짝짓기를 하지 못했습니다. 예상 외의 결과이지만,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모기의 개체 수 조절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귀머거리로 만드는 대신 반대로 더 잘 듣게 만드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서 과학자들은 후손을 낳지 못하는 불임 수컷 모기를 이용해 개체수 조절을 시도했었습니다. 자신이 불임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수컷 모기는 암컷과 정상적으로 짝짓기를 하고 부화하지 않는 알을 낳습니다. 이 방법은 초기엔 매우 효과적이지만, 결국 불임이 아닌 수컷에 상당한 이득을 주게 되어 몇 세대가 지나고 나면 다시 원상 복구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불임 수컷이 더 암컷 모기의 소리를 잘 듣게 만들면 이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짝짓기는 잘하는데 후손은 안 남기는 모기가 탄생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iology/deaf-mosquitoes-mating-population-control/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40432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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