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search team investigated genetic changes of Metarhizium fungi during infection of the invasive Argentine ant, shown here are its workers, on the right with brood. Credit: Sina Metzler & Roland Ferrigato, ISTA)
내가 지닌 유전자는 물론 부모님에게 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일부 유전자는 부모에서 자식에게 전달될 때 일부는 오류가 생기게 마련이며 그게 아니더라도 유성 생식에 의해 서로 섞이면서 여러 가지 형질이 혼합되어 전달됩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유전자가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여기에 더해 일부 유전자들은 바이러스 벡터나 다른 방법으로 종간 이동을 합니다. 수평적 유전자 이동 (Horizontal gene transfer, HGT)은 많은 생명체에 보고되고 있으며 그 역할에 대한 연구도 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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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대학교의 마이클 하비그 박사 (Dr. Michael Habig, research associate at Kiel University.)가 이끄는 독일, 오스트리아 연구팀은 외래 침입종인 아르헨티나 개미 (Argentine ant, 학명 Linepithema humile)에 기생하는 곤충 병원성 진균인 메타리지움 (Metarhizium)에서 일어나는 수평적 유전자 전달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이렇게 기생 생물에서 나타나는 수평적 유전자 전달은 숙주의 방어 기전을 무력화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곰팡이가 일부 유전자를 개미에서 얻었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정말 놀라운 일은 유전자 몇 개가 아니라 염색체 하나가 통채로 이동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메타리지움 곰팡이 사이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연구팀은 메타리지움 곰팡이 두 종 (Metarhizium robertsii, Metarhizium brunneum) 사이 염색체가 통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염색체는 보통 수백개 이상의 유전자로 이뤄진 큰 덩어리이며 핵 안에 들어 있기 때문에 쉽게 이동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과학계에서도 잘 연구가 되어 있지 않고 보고도 적은 편입니다. 연구팀은 두 곰팡이 사이에서 염색체 교환을 상세히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큰 물질을 다른 종의 곰팡이가 교환할 수 있는지 알아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유전자 전달이 생존에 도움을 준다는 명확한 증거를 확인했습니다. 곤충의 큐티클 외골격을 녹이고 침투하는 유전자, 곤충의 면역 시스템을 교란하는 유전자 등 여러 가지 감염에 유용한 유전자들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유리한 특징을 공유하면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이 염색체를 통으로 교환하는 능력을 키운 배경으로 보입니다.
사실 세균의 세계에서는 유전자를 서로 주고 받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을 지닌 진핵세포가 생식 세포를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짝짓기 없이 염색체를 통으로 주고 받는다는 사실은 솔직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진핵 생물에서 얼마나 흔한 일인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3-horizontal-gene-fungi-ability-infect.html
Michael Habig et al, Frequent horizontal chromosome transfer between asexual fungal insect pathogen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4). DOI: 10.1073/pnas.231628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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