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388 - 매달 지구의 바다 만큼의 물이 사라졌다 다시 생기는 원시 행성계 원반

 


(The inner region of the Orion Nebula as seen by the James Webb Space Telescope’s NIRCam instrument. The image was obtained with the James Webb Space Telescope NIRCam instrument on Sept. 11, 2022. Several images in different filters were combined to create this composite image: F140M and F210M (blue); F277W, F300M, F323N, F335M, and F332W (green); F405N (orange); and F444W, F480M, and F470N (red). Credit: NASA, ESA, CSA, PDRs4All ERS Team; Salomé Fuenmayor image)



(JWST NIRCam composite image of the Orion bar in the Orion molecular cloud. Credit: Nature Astronomy (2024). DOI: 10.1038/s41550-024-02203-0)

과학자들이 별이 새롭게 태어나는 오리온 성운에서 매달 지구의 바다만큼의 물이 파괴되었다가 다시 생성되는 과정을 포착했습니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의 엘스 피터스와 잔 카미 (Els Peeters and Jan Cami), 그리고 파리-사클레이 대학의 마리온 자네즈 (University Paris-Saclay Ph.D. student Marion Zannese)가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 오리온 성운의 안쪽을 들여다보고 이런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연구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이용한 연구 프로젝트 중 하나인 PDRs4All 초기 배포 과학 프로그램 (Early Release Science program)의 일부로 진행된 것으로 새로운 별과 행성이 태어나는 오리온 성운 내부를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 들여다본 데이터를 분석한 것입니다.

지구에 있는 물은 대부분 영하 250도의 차가운 환경에서 산소와 수소 원자가 결합해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물 분자가 원시별 주변의 원시 행성계 원반 안쪽으로 끌려오면 섭씨 100-500도 사이 온도에서 강한 자외선을 받아 다시 분해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구팀은 오리온 성운 안에 있는 원시 행성계 원반인 d203-506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를 확인했습니다. 자외선을 받아 물 분자가 갈라지면 하이드록실기 (-OH)가 생성되면서 광자가 방출되는데, 이 신호를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퍼착한 것입니다.

물론 지구의 바다만큼의 물이라도 오리온 성운 전체에 비하면 바닷가의 모래 한 알에 불과한 양이기 때문에 지구에서 감지하기에는 너무 미약한 신호입니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는 과정을 바늘 더미에서 바늘 찾기에 비유했습니다. 하지만 매우 작은 신호라도 이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입니다.

아마 오래 전 지구의 물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 형성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과학자들은 그때로 다시 되돌아갈 순 없지만, 비슷한 단계에 있는 별과 원시 행성계 원반을 관측해 그 과정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강력한 성능 덕분에 과학자들은 지구와 태양계 탄생의 비밀을 좀 더 파고들 수 있게 됐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2-destruction-oceans-worth-month-orion.html

Marion Zannese et al, OH as a probe of the warm-water cycle in planet-forming disks, Nature Astronomy (2024). DOI: 10.1038/s41550-024-02203-0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