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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루스는 온혈, 스테고사우루스는 냉혈? 공룡 온혈성에 대한 새로운 증거



 (Schematic drawing of a subset of the animals that were investigated as part of the study. Metabolic rates and resulting thermophysiological strategies are color-coded, orange hues characterize high metabolic rates coinciding with warm-bloodedness, and blue hues characterize low-metabolic rates coinciding with cold-bloodedness. From left to right: Plesiosaurus, Stegosaurus, Diplodocus, Allosaurus, Calypte (modern hummingbird). Credit: J. Wiemann)




(Microscopic view of extracted soft tissues from the bones of one of the dinosaur specimens (Allosaurus) that were investigated for metabolic signals (metabolic crosslinks) in the fossilization products of the proteinaceous bone matrix. Fossilization introduces additional crosslinks that, in combination with metabolic crosslinks, generate the characteristic brown color of the fossil extracellular matrix which holds bone cells (dark, ramifying structures) and blood vessels (tube-like structure in the center) in place. Credit: J. Wiemann)



 공룡의 온혈성에 대한 논쟁은 학계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과학자들이 적어도 일부 공룡은 큰 몸집을 이용한 관성 항온성을 지녀 체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공룡이 조류와 마찬가지로 매우 높은 체온을 지녔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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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쥐라기 공원처럼 사라진 공룡을 다시 복원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이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과학자들은 오래된 화석에서 최대한 단서를 찾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공대의 자스미나 위만 (Jasmina Wiemann, a postdoctoral researcher at the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과 그 동료들은 새로운 각도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얻었습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성장 속도나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구, 뼈의 미세 구조를 연구해 온혈성에 대한 단서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일생의 한 시기에만 나타나거나 화석화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의 대안은 산소 호흡의 결과로 생긴 여러 가지 노폐물의 흔적을 찾은 것입니다. 산소 자체가 아니라 산소 호흡의 결과로 생기는 미네랄들은 상당히 안정적이기 때문에 측정이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연구팀은 공룡과 조류, 파충류, 익룡, 수장룡 그룹 55종에서 라만 및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기 (Raman and Fourier-transform infrared spectroscopy)를 이용해 화석을 파괴하지 않고 산소 호흡 산물을 측정해 각 동물의 대사율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공룡의 종류에 따른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새 같은 골반을 지닌 조반목은 대사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변온 동물에 가까운 반면 도마뱀 같은 골반을 지닌 용반목은 대사율이 심지어 현생 조류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았습니다. 이 주장이 옳다면 스테고사우루스나 트리케라톱스는 체온이 낮은 반면 티라노사우루스나 디플로도쿠스는 체온이 높았을 것입니다. 이 경우 조반목 공룡은 동작이 느렸을 텐데 어떻게 수각류 육식 공룡을 피할 수 있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어쩌면 여러 가지 방어 무기는 그래서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연구가 공룡의 온혈성에 대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지는 못할 것입니다. 직접 공룡의 체온을 측정하지 않는 이상 멸종 동물의 온혈성에 대해서는 논쟁이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하면 적어도 수각류 공룡 중 일부는 꽤 적극적인 항온 동물이었고 일부 다른 공룡도 고위도 지역에서 살 수 있을 만큼 체온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이제는 공룡이 덩치 큰 파충류라는 생각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항온성을 지녔는지, 그리고 모든 공룡이 비슷한 체온 조절 메카니즘을 지녔는지는 여전히 논쟁거리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5-hot-blooded-rex-cold-blooded-stegosaurus-chemical.html



Jasmina Wiemann, Fossil biomolecules reveal an avian-like metabolism in ancestral dinosaurs, Nature (2022). DOI: 10.1038/s41586-022-04770-6. 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47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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