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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후각으로 코로나 19를 진단한다?


 

(Credit: Unsplash/CC0 Public Domain)



 개의 후각은 인간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예민해서 공기 중 작은 분자도 놓치지 않고 포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현재까지도 인간이 개발한 대부분의 기계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게 마약 등 불법적인 물질의 희미한 냄새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과학자들은 개의 예민한 후각을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질병이 있는 경우 배출하는 특징적인 분자가 있다면 개의 후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코로나 19의 진단도 가능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BMJ Global Health에 발표된 연구에서 훈련 받은 개는 매우 높은 정확도로 코로나 19 감염 여부를 알아냈습니다. 물론 바이러스 자체를 검출하는 것은 아니고 코로나 19 감염 시 호흡기를 통해 나오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 (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을 검출하는 것입니다. 이는 코로나 19 호흡 진단 시스템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705942435



 연구팀은 2020년 봄부터 4마리의 개를 훈련시켰습니다. 420명의 자원자에게 각각 네 개씩 피부 면봉 샘플을 얻은 후 개에게 맡게 했는데, 이 중 114명은 코로나 19 양성이고 나머지는 음성이었습니다.



 훈련 받은 개들은 92%의 민감도와 91%의 특이도로 코로나 19 감염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오히려 신속 항원 테스트보다 더 높은 정확도를 보인 것입니다. 특히 28명의 샘플은 무증상 환자에서 나온 것이지만, 이중 25명에서 정확히 진단해 개의 예민한 후각을 다시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이 개들이 바로 코로나 19 진단에 사용된 것은 아닙니다. 공항 입국 시 모든 사람에서 PCR 검사가 의무화 된 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연구팀은 이미 PCR 검사를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제 공항 환경에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핀란드 헬싱키 - 반타 국제 공항 (Helsinki-Vantaa International Airport)에서 303명의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개들은 300명의 PCR 음성자 가운데 296명을 음성으로 분류하고 3명의 양성자를 놓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사실 위양성이고 다른 두 명은 양성이었으나 아무튼 생각보다 현실 조건에서 환자를 포착하는 능력이 높지 않게 나타난 것입니다. 



 그 이유는 PCR 검사나 호흡 검사는 마스크를 벗은 상태에서 호흡기에서 나온 검체를 직접 검사하지만, 개는 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의 피부도 아닌 소지물과 옷에서 냄새를 맡는 것이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개의 후각이 호흡 검사기보다 예민해도 조건이 매우 불리하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개를 이용한 코로나 19 검색은 실용적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보다는 호흡 검사기가 더 간편하고 빠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코로나 19 유병률이 40% 정도까지 높아지면 상당히 정확도가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라 역시 실용적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2-05-sniffer-dogs-accurately-airport-passengers.html


 Scent dogs in detection of COVID-19: triple-blinded randomised trial and operational real-life screening in airport setting, BMJ Global Health (2022). DOI: 10.1136/bmjgh-2021-008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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