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죽느냐 사느냐 - 퇴역 위기에 놓인 명품 무기 3 종 세트의 운명은 ?



 2014 년 2월 24 일 미 국방성 (U.S. Department of Defense) 의 공식 페이지에는 국방부 장관 척 헤이글 (Secretary of Defense Chuck Hagel) 명의로 FY 2015 (회계 년도 2015 년 예산안) 의 프리뷰가 실렸습니다. 여기에는 이전부터 비용 문제로 논란을 빚어온 LCS 의 도입 수량을 축소하고 (52 척에서 20 척 감소한 32 척) 육군의 요청을 받아들여 차기 장갑차 GCV 를 취소하는 등 (  http://jjy0501.blogspot.kr/2014/02/Final-Cancellation-of-the-GCV.html 참조) 어느 정도 예측 할 수 있는 예산안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오랜세월 그 많은 전장에서 그 가치를 입증한 바 있는 명품 무기들의 퇴역 소식도 같이 들어가 일부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첫번째 주인공이자 가장 큰 반발을 사고 있는 무기는 바로 U-2 Dragon Lady 고고도 정찰기입니다.




(비행 중인 USAF Lockheed U-2 Dragon Lady.     Credit : USAF)


 1955 년 8월 1일 처녀 비행을 시행한 록히드 U - 2 정찰기는 그야말로 현대사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 만 피트 (약 2만 1000 미터 고도까지 상승이 가능한 U-2 기의 성능을 믿은 미국은 1960 년 5월 1일 소련 영토에 대한 정찰을 시행하다 소련의 SA-2 Guideline (S-75 Dvina) 미사일 요격에 의해 U-2 기가 격추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U-2 사건은 동서 냉전의 긴장을 한층 고조시킨 사건이었습니다. 


 비록 이런 격추 기록도 있긴 하지만 U-2 의 높은 성능 자체는 의심할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U-2 기는 이 사건 이후로도 수많은 정찰 임무를 수행해왔으며 현재까지도 유인 정찰기 가운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체로 미국의 정보 수집에 없어서는 안될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새롭게 개발된 고고도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의 등장으로 인해 그 임무 범위가 겹치는 U-2 의 입지는 다소 애매해졌습니다. 2006 년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도날드 럼스펠드 (Donald Rumsfeld) 는 위성 정찰과 글로벌 호크의 정찰을 결합해 충분한 정찰 능력을 확보하면 U-2 기는 더 이상 필요없다는 판단하에 퇴역 시킬 계획을 세웠습니다. 왜냐하면 다 유지하기에는 예산이 모자랐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전에 전해 드린 것 처럼 글로벌 호크의 성능이 만족스럽지 못했는데다 비용까지 큰 폭으로 상승해 본래 계획했던 퇴역 시기가 2012 년에서 2014 년 이후로 훨씬 뒤로 미뤄지게 됩니다. 그러는 사이 글로벌 호크가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한 부분도 있고 시퀘스터 이후 공군의 예산 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물론 미군 전체 예산도 같이) U-2 의 퇴역 역시 다시 가시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유지비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아직도 글로벌 호크가 시간단 6710 달러로 시간당 2380 달러 (2014 년 초 기준) 인 U-2 보다 훨씬 비싼 상황입니다. 하지만 예산의 압박으로 둘다 유지할 수 없다면 공군의 선택은 냉전의 유산인 U-2 기보다는 지금까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개발한 신형 글로벌 호크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사정으로 미 국방성이 제출한 FY 2015 년 계획에서는 (물론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U-2 가 60 만에 은퇴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은  U-2 구명운동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고 하네요. 


 록히드 마틴에 의하면 현재 운용 중인 미 공군의 U-2 (U-2S 와 훈련기인 TU-2S) 는 종종 오해를 받고 있지만 사실 1950 년대 CIA 에서 운용하던 원조 U-2 와는 거의 닮은 점이 없는 기체라고 합니다. 이 기체들은 사실 1982 년에서 1989 년 사이에 인도된 기체들로 원조 U-2 대비 40% 나 동체가 커졌으며 최신형 네크워크 및 정찰 기기들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즉 60 년된 구닥다리 항공기가 아니라는 것이죠. 더구나 사실 아직 운용비도 글로벌 호크보다 저렴합니다. 


 지금까지 U-2 는 몇차례 안락사 논의가 진행되었지만 값도 저렴한 편이고 신뢰성도 높으며 충분히 현대전에 어울리게 업그레이드 되어 성능을 입증한 덕분에 (그리고 동시에 글로벌 호크 개발이 어려움을 겪은 덕에 ) 계속해서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나 역시나 예산이라는 복병을 만나 이제는 꽤 위태로워 보이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팔팔한 U-2 의 유용성을 생각하면 FY 2015 에서 부활할 가능성도 배제는 할 수 없어 보입니다. 



(A-10 썬더볼트 II   An A-10 Thunderbolt II from the 81st Fighter Squadron, Spangdahlem Air Base, Germany, pulls away from a tanker (not shown) after refueling on the way to Serbian targets during Operation ALLIED FORCE.  Credit : SRA Greg L. Davis, USAF ) 


 두번째 위기에 몰린 타자는 A-10 Thunderbolt II 입니다. 1972 년 5월 10일 처녀 비행을 한 A-10  역시 몇차례 퇴역할 위기를 겪었던 기체입니다. 그러나 A-10 은 1991 년 걸프 전때 900 대의 이라크 전차를 포함, 2000 여대의 이라크 군용 차량, 1200 문의 야포를 파괴해 전쟁 기간 중 가장 효과적인 무기로 뽑히면서 이후 아프간, 이라크 전 등 미국의 주요 전장에서 엄청난 전과를 올렸던 무기였습니다. 따라서 FY 2015 에 미 국방성이 이를 퇴역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사실 조금 놀라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미공군은 오래전부터 A-10 을 퇴역시킬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향후 A-10 의 기능은 F-35 가 대신할 예정이었습니다. 따라서 F-35 만 제대로 진행되었다면 더 일찍 퇴역시킬 생각도 하고 있었죠. 하지만 F-35 프로그램이 산으로 가면서 A-10 의 수명은 2028 년까지 연장되는 듯 했습니다. (또 사실 A-10 의 역할과 F-35 의 역할이 꽤 다르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죠. 제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러나 역시나 예산 압박이 심해지자 2012 년부터 이를 퇴역시키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지속되었습니다. 여기에는 F-35B 로 A-10 의 근접 지원 임무를 대체하는 방안부터 MQ-9 리퍼 무인기를 이용하는 방법까지 아주 다양한 방법들이 논의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미 국방성은 A-10 을 제물로 삼아 F-35A 를 조기에 소환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미 국방성은 홈페이지에 "Retiring the A-10 fleet saves $3.5 billion over five years and accelerates the Air Force’s long-standing modernization plan – which called for replacing the A-10s with the more capable F-35 in the early 2020s. " (A-10 의 퇴역은 5 년에 걸쳐 35 억 달러를 절약하게 해 줄 것이고 이것은 미 공군의 오랜 현대화 계획 - A-10 을 좀더 능력이 뛰어난 F-35 로 교체하는 것 - 을 가속시킬 것이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물론 A-10 을 퇴역 시키고 그 돈으로 F-35 계획에 쏟아 부으면 F-35 개발이 빨라는 지겠지만 과연 A-10 이 하던 일을 진짜 F-35 가 다 할 수 있는지는 약간 의문입니다. 다만 예산 압박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미우나 고우나 미 공군의 미래인 F-35 를 살리는 것이 40 년 이상된 A-10  을 유지시키는 것 보다 더 중요했다면 이해는 되는 대목입니다. 모두를 살릴 수 없다면 그 중 제일 포기하기 힘든 걸 지켜야죠.


 다만 A-10 역시 워낙 유용성을 널리 증명한 기체라 미 의회를 거치면서 좀 더 수명 연장을 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첨예하게 대립하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A-10 을 살리기 위해 이런 저런 합의를 할지는 의문이지만 말이죠.




(An OH-58D Kiowa Warrior helicopter from the 1st Infantry Division takes off on a mission from Forward Operation Base MacKenzie, Iraq. It is armed with an AGM-114 Hellfire and 7 Hydra 70 rockets. Credit : SSgt Shane A. Cuomo, US Army ) 


 마지막으로 퇴역 위기에 놓인 무기는 OH-58 Kiowa 헬기입니다. 미 육군의 주력 스카웃 헬기인 카이오와는 1969 년 5월에 처녀 비행을 했으며 2200 대 이상이 생산되어 여러 나라에서 현재 현역으로 뛰고 있지만 미국이 가진 기체들은 노후화되어 21 세기 초반부터 여러차례 퇴역 및 신형 헬기로 교체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전에 소개드린 Sikorsky S-97 Raider ( http://jjy0501.blogspot.kr/2014/02/sikorsky-s-97-raider.html  참조) 역시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헬기는 어느 정도 교체의 필요성이 인정되어 일부는 블랙호크와 아파치로 일부는 무인기와 기타 경헬기등으로 교체 되는 중입니다. 위에 있는 두개의 무기에 비해서 퇴역 가능성이 훨씬 높은 기체로 교체할 기체가 확보되는 대로 단계적인 퇴역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현역에 있는 미 육군의 카이오와 헬기의 수는 2013 년 12월 기준으로 338 대로 감소했다고 하네요.


 앞으로 미 육군은 OH-58 Kiowa 를 대체할 Armed Aerial Scout (AAS) 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사업에 후보로 끼어든 벨 사는 Bell OH-58F Block II 를 제안하고 있어 어쩌면 OH-58 의 후예 기체가 과거 카이오와의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U-2 나 A-10 은 지금도 생생하게 돌릴 수 있는 노익장을 과시하는 기체들이라 미 국방부의 퇴역 결정이 아쉽기도 합니다. 이를 번복하려면 보통은 행정부가 제시한 예산안을 삭감하는 미 의회가 예산을 행정부서와 싸워 예산을 배정해야 하는데 사실 잘 일어나는 일은 아니죠. 보통 예산안이라는게 100 을 제시하면 80 - 90 정도 승인되는 게 보통이니 말이죠. 


 더구나 현재 미국은 천문학적인 부채를 지닌 상태라 예산이 늘어나거나 신청도 하지 않은 예산이 갑자기 배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역시 모든 부서가 예산이 부족하고 예산이 모든 걸 지배하는 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죠. 그래도 만에 하나 부활하는 녀석들이 있다면 반가울 것 같습니다. 그런 일이 있다면 다시 포스트를 작성할 것 같네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