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18 대 대비 20.3% 증가한 19 대 국회의원 세비




 한국 국회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여야간의 대립으로 국회가 장기간 열리지 않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의 급여 + 활동비인 세비는 꼬박꼬박 지금되는데다 그 상승폭이 물가 상승률이나 다른 공무원 임금 인상률에 비해서 상당히 높아서 이전부터 여론의 질타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더구나 상승폭 자체를 국회에서 국회의원들끼리 정하는데 이것 역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을 의식한 탓인지 2012 년 대선 직전 여야는 경쟁적으로 세비 30% 삭감을 공약처럼 내세웠습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면 국회의원들이 세비를 결정하는 만큼 당장 2013 년 부터 세비가 30 % 줄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이전과 똑같은 세비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하네요.  


 국회 사무처에 의하면 현재 국회의원 월 세비 항목은 (2013 년)   

 일반수당 : 646.4 만원
 관리업무수당 : 58.176 만원
 특별활동비 : 78.4 만원
 입법활동비 : 313.6 만원
 정액급식비 : 130 만원
 합계 : 1190 만 5760 원

 에 정근 수당 : 646.4 만원 + 명절 휴가비 775.68 만원을 포함됩니다. 단 정근 수당과 명절 휴가비는 1 년에 2 회 지급되기 때문에 실제로 연 세비는 1억 3796만 입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대략 149 ㎡ 크기의 사무실이 제공되고 그 운영에 필요한 경비와 차량 유지비, 출장 경비들이 지급되어 연간 9010 만원 정도를 추가로 지급받는다고 합니다.    


 19 대 국회의원의 평균 세비는 18 대 국회의원의 평균 세비 (1억 1470만원) 대비 20.3% 가 오른 것입니다. 이는 그 사이 물가 상승률이나 경제 성장률, 그리고 최저 임금 상승률을 앞지르는 것인데 기본급은 공무원 봉급 인상률과 같이 (3.5%) 정하면서 다른 수당과 활동비를 더 늘리는 방법으로 꼼수를 써서 세비를 올렸다고 하네요.  


 최저 임금이나 공무원 임금과는 달리 국회의원 세비가 이렇게 급격히 오를 수 있는 이유는 이를 국회규칙으로 정하기 때문입니다. 일반 수당은 그냥 공무원 보수 조절 비율을 참고만 하도록 되어 있고 나머지 활동비 등은 예산안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만 하면 일사천리로 통과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자기 연봉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나마 여론의 눈치가 보이니까 이 정도 선에서 상승률이 억제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뭐 이건 다 아시는 사실이겠지만 올해도 지방 선거를 앞두고 세비를 심사할 독립 기구인 '세비 심사 위원회' 를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대선 때 잠시 등장했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진 상상속의 기구로써 국회의 영향에서 자유롭게 적정 세비를 정하는 독립 기구입니다. 이와 유사한 기구나 제도는 매 선거 때 마다 등장했지만 결국 상상으로 끝났기 때문에 정치권은 더 큰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세비 30% 삭감' 처럼 결국 하지도 않을 선거용 멘트를 날리기 보다는 총 세비를 물가상승률이나 최저임금/공무원 임금 상승률 이내로 정하고 각종 경비를 과다 청구하지 못하게 제한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민들 입장에서는 세비를 삭감한다고 하면 더 속시원하겠지만 너무 속이 들여다 보이는 선거용 거짓말이고 그냥 인상폭이라도 양심 껏 제한하는 방안이 그나마 현실적이라는 것이죠. 다만 그것 조차도 국민적인 여론 없이는 결국 하는 시늉만 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참고 기사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