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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225 - 화성에서 발견된 새로운 협곡



 화성의 지표를 관측 중인 나사의 MRO (Mars Reconnaissance Orbiter) 의 HiRISE 카메라에 분명히 최근에 액체가 새롭게 흘렀던 지형이 관찰되었습니다. 제목에는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협곡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우리 말로 우곡(雨谷), 건곡(乾谷), 우열(雨裂) 등으로 부르는 Gully 라는 지형입니다. 나사의 보도 자료 제목은  A New Gully Channel in Terra Sirenum, Mars 입니다. 물론 이런 지형은 협곡 (ravine) 이라고 부를 수도 있으니 잘못된 명칭은 아닙니다.  


 이런 지형은 지구에서는 물이 흐른 흔적으로 항상 물이 흐르지는 않지만 갑자기 내린 물로 인해 주로는 식물로 덮혀있지 않은 표토가 소실, 침식 되면서 발생하는 지형입니다. 마치 위에서 보면 나뭇 가지 모양의 물이 흘렀던 흔적이 형성된 후 비가 그치거나 하면 흔적만 남게 되는데 지속적으로 물이 흐르면 글자 그대로 하천 지형이 되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화성에서 Gully 지형을 다수 발견했지만 이번의 발견은 2010 년 11월 5일에는 희미했던 흔적이 2013 년 5월 25일에는 매우 선명하게 나타난 것으로 이는 바람의 풍화작용으로 사라졌던 흔적위에 새롭게 액체가 흘렀다가 마른 흔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화성에 지금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함을 시사하는 소견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증거는 처음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몇 차례 소개드린 바 있죠. (  http://jjy0501.blogspot.kr/2014/02/Water-on-the-Mars.html 참조)  



(화성에서 물이 흐른 흔적인 Gully 지형. (클릭하면 원본). 우측에 새롭게 선명한 자국이 보이는 부분을 화살표로 표시  This pair of before (left) and after (right) images from the High Resolution Imaging Science Experiment (HiRISE) camera on NASA's Mars Reconnaissance Orbiter documents the formation of a substantial new channel on a Martian slope between Nov. 5, 2010, and May 25, 2013. )




 
(새로운 Gully Channel 의 모습을 클로즈 업 한 것.  This pair of before (left) and after (right) images from the High Resolution Imaging Science Experiment (HiRISE) camera on NASA's Mars Reconnaissance Orbiter documents formation of a new channel on a Martian slope between 2010 and 2013, likely resulting from activity of carbon-dioxide frost.
Image Credit: NASA/JPL-Caltech/Univ. of Arizona)



(지표에 형성된 Gully 지형. 급류에 의해 땅이 침식된 후 물이 마르고 나면 작은 협곡이나 강의 흔적만 남게 됨 
Gully in the Kharkov region in a small cut forest.. http://en.wikipedia.org/wiki/File:Gully_in_the_Kharkov_region.jpg )


 위의 지형은 화성의 남반구의 고원 지대에 있는 크레이터의 비탈 지형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MRO 의 관측을 보면 화성에는 중위도에 이런 지형들이 다수 존재하며 특히 남반구에 집중 존재합니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협곡 지형들이 지금도 새롭게 생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현재 가장 그럴듯하다고 보는 이론은 화성에 풍부한 드라이 아이스가 녹은 흔적이라는 것입니다. (즉 이산화탄소) 또 한가지 가설은 화성 지하에 있는 물이 따뜻한 시기에 녹아서 표면을 흐른 흔적이라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화성의 낮은 기압에서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모두 기화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 시간은 수분에서 수십분 정도로 매우 짧을 것으로 보입니다.


 화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것은 실제 액체가 분출하는 장면일 것입니다. 이것이 만약 물이라면 생명체의 존재를 탐사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위치가 될 것입니다. 다만 이 장면을 직접 포착한다는 것은 지금까지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미래 화성 탐사에서는 이런 지형이 다수 형성된 장소에서의 탐사 역시 계획되어 있습니다. 과연 실제로 뭐가 흐르고 있는지, 진짜 액체가 흐른 흔적인지 직접 눈으로 목격하는 날이 오겠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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