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바다새가 고속으로 다이빙 하는 비결 - 부리와 목



(Researchers simulated a gannet plunging into water, capturing the process with a high-speed camera. Credit: Sunny Jung/Virginia Tech)


 바다에서 물고기를 사냥하는 바다새 가운데서는 시속 80km가 넘는 속도로 물속으로 뛰어드는 종류도 있습니다. 만약 인간이 이런 속도로 다이빙을 한다면 정신을 잃을 정도의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새의 경우 몸무게가 물론 사람보다 작지만 그래도 비행을 위해서 가벼운 골격을 지니고 있어 이런 큰 충격을 견디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바다새들은 아무 문제 없이 고속으로 다이빙해 먹이를 잡습니다. 


 버지니아 공대의 서니 정(Sunny Jung)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부비새(gannet)의 다이빙 모습을 관찰하고 이를 3D 프린터 모형으로 재현해서 그 비결을 조사했습니다. (아래 사진)


 부비새의 딜레마는 간단합니다. 먹이를 잡기 위해서는 아주 빠른 속도로 물속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고속으로 파고들면 부비새도 큰 충격을 받거나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골격과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면 이제는 날기에 너무 무거워지는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볍지만 물속에 안전하고 빠르게 다이빙 할 수 있는 신체 구조가 필요합니다. 



(Replicas of gannet skulls from the collection at the Smithsonian Institution allowed researchers to measure the forces a bird's skill experiences during a dive. Credit: Sunny Jung/Virginia Tech)


 연구팀은 실제 부비새와 부비새의 모형을 통해서 부비새의 뾰족한 부리와 목의 길이가 물에 입수할 때 생기는 항력 (drag force. 수평으로 잡아당기는 힘)을 안전한 범위에서 유지시킬 수 있는 비율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부비새는 물에 뛰어들때 S 자 형태의 목을 직선화 시키고 날개와 몸통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 하면서 물속으로 들어가 먹이를 잡습니다. 


 물론 부비새나 다른 바다새가 물리학이나 유체 역학을 알고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먹이를 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자연의 법칙이 이들을 진화시킨 것이죠. 이렇게 자연 선택이 만든 다이빙 기술은 인간이 연마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자연의 경이입니다. 이 바다새들은 지구에서 가장 뛰어난 다이빙 선수인 셈이죠.


 참고 


Brian Chang et al, How seabirds plunge-dive without injurie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6). DOI: 10.1073/pnas.160862811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