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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루스의 초식 친척?



(새로 발견된 칠레사우루스 데이고수아레지의 복원도.  Chilesaurus diegosuarezi. Credit: University of Birmingham )
 고생물학자들이 칠레에서 기묘한 신공 공룡을 발견했습니다. 기묘한 이유는 1억 4,500만년전 살았던 수각류(Therapod) 공룡인데 초식 공룡이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일부 초식 수각류 공룡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모두가 조류와 매우 가까운 종류인 반면 이번에 발견된 칠레사우루스 디에고수아레지 Chilesaurus diegosuarezi 의 경우 훨씬 오래되었긴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와 더 가까운 관계입니다.
 이 기묘한 관계 때문에 이를 발견한 고생물학자들은 오리너구리(platypus) 공룡이라는 별명을 지어줬습니다. 이유는 오리너구리가 그 기묘한 특징 (포유류인데 알을 낳고 독침을 가지고 있고 오리 주둥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 때문에 처음에는 조작의 의혹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공룡을 발견한 것은 지질학자 마누엘 수아레즈(Chilean geologists Manuel Suarez)의 아들인 7세 소년 디에고 수아레즈(Diego Suárez) 였습니다. 여러 개체의 화석이 한 장소에서 발견되었는데, 처음에 고생물학자들은 이 공룡들이 서로 다른 여러 종의 공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초식을 하는 쥐라기 수각류 공룡은 알을 낳는 포유류만큼이나 생소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발굴이 진행되자 연구팀은 자신들이 발견한 것이 칠레사우루스 한 종의 화석 수십개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더 운이 좋았던 것은 이 중에서 4 개체는 완전한 골격으로 발견되었다는 것이죠. 아마도 칠레사우루스 무리가 한꺼번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그런일이 발생했는지 역시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참고로 대부분 개체는 칠면조 만한 크기의 어린 개체였지만, 성체로 보이는 개체들은 키가 3m에 달했습니다. 어쩌면 가족이 한꺼번에 참변을 당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신종 공룡의 화석이 이렇게 완전하게 발견되는 것은 흔치 않은 행운이죠.

(칠레사우루스 디에고수아레지의 복원도. Chilesaurus diegosuarezi. Credit: University of Birmingham )

(칠레사우루스 디에고수아레지의 턱뼈와 이빨 화석. Chilesaurus diegosuarezi - Right jaw and teeth in side view. Credit: Dr. Fernando Novas  )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새로 발견된 칠레사우루스의 턱뼈는 의심의 여지없이 이들이 초식 공룡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들의 앞다리는 동시대를 살았던 육식 수각류인 알로사우루스처럼 튼실했지만 날카로운 발톱대신 뭉툭한 발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용도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나뭇가지를 잡는 등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을까 추측됩니다.

 공룡 가운데서도 수각류 공룡들은 오랜 세월 번성하면서 다양하게 적응 방산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크게 번성한 것으로 조류가 된 것들이죠. 이들은 아직도 번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손을 널리 남기지 못했다고 해도 수각류의 다양한 진화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화석들을 남기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번에 발견된 것 이외에도 깃털공룡이 그런 사례가 되겠죠.

 얼마나 더 흥미로운 화석들이 발견을 기다리고 있을지는 더 발굴을 해봐야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에 실렸습니다.


 참고

 Fernando E. Novas, Leonardo Salgado, Manuel Suárez, Federico L. Agnolín, Martín D. Ezcurra, Nicolás R. Chimento, Rita de la Cruz, Marcelo P. Isasi, Alexander Vargas and David Rubilar-Rogers (2015) 'An enigmatic plant-eating theropod from the Late Jurassic period of Chile'. Nature,DOI: 10.1038/nature14307

  http://phys.org/news/2015-04-bizarre-platypus-dinosaur.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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