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메뚜기떼처럼 움직이는 미 해군 드론 - Locust



(발사되는 로커스트. 출처: 미 해군 연구국)
 미 해군은 다양한 형태의 드론들을 이미 사용하거나 개발 중에 있습니다. 방식도 수상함은 물론 잠수함과 항공모함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인기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 미 해군은 매우 독특한 방식의 무인기를 선보였는데, 기존의 미사일 같은 방식으로 사출되어 무인기로 변하는 로커스트(part of the Low-Cost UAV Swarming Technology (LOCUST))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로커스트는 저비용 무인기라는 목표를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저 비용인 것보다 더 특이한 점은 한 대의 무인기가 아니라 군집(Swarm)을 이뤄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미사일 발사대 같은 다연장 발사대 안에 수납된 로커스트는 분당 최대 30 개가 발사될 수 있으며, 이렇게 동시에 발사된 로커스트들이 서로 연합해서 정찰 활동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아래 비디오)   



 미 해군 연국국(Office of Naval Research (ONR))은 현재 개발 중인 로커스트를 2016년에 실제 수상함에서 테스트 해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미사일 형태로 아주 쉽게 수납이 가능하다는 점이 실제 수상함이나 혹은 지상 발사 차량에서 운용할 때 큰 이점이 될 것입니다.
 문제는 과연 이들이 유기적으로 그리고 자율적으로 움직여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입니다. 사실 소형 무인기를 만드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30개나 되는 무인기를 일일이 사람이 컨트롤 한다는 것은 저가형 무인기의 이점을 완전히 상쇄시키는 비용 (인건비 및 컨트롤룸 등) 을 발생시킬 것입니다.
 따라서 미 해군은 이 무인기들이 자율적으로 협력(autonomous collaborative behavior)을 통해 정찰은 물론 공격 임무까지 담당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임무의 특성을 보면 사실 메뚜기떼 보다는 벌 떼나 개미들을 연상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상당한 기술적 도전이 될 것입니다.
 미 해군 연구국은 이미 9기의 무인기들이 협력해서 자율 비행을 하는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합니다. 프로그램 책임자인 리 마스트로이아니(ONR program manager Lee Mastroianni) 는 로커스트가 이전에 달성한 적이 없었던 수준의 자율성을 지녔다고 자평했습니다.
 아마도 각각의 무인기가 자율적으로 협력하고 사람은 목표를 부여해 감독을 하는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미 해군의 최종 목표일 것입니다. 로커스트 프로그램은 그 시발점에 있는 것이죠. 결국 다수의 무인기를 소수의 인원이 통제하고 임무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이 아닌 로봇에 의한 전쟁'이 점차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미 해군 연구국은 무인기는 물론 무인 선박, 그리고 다양한 무인 드론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면서도(즉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지시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미래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기다려봐야 알겠지만, 자율형 무인 시스템(무인기, 무인선박, 무인 차량 모두를 포함)이 미래전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할 것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