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349 - 화성에 지금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


​
 화성 표면에 한 때 많은 물이 있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증거를 종합할 때 의심의 여지가 별로 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에도 많은 양의 물이 빙하의 형태로 양극 지방에 존재합니다. 아마도 땅속에도 상당량의 물이 얼음 등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지구에 비교할 수 있는 양은 아니지만 아무튼 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죠.
​
 그런데 현재까지 발견된 몇몇 증거들은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최근에도 화성 표면에 물이 흘렀다는 가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물이 흐르는 모습을 직접 사진으로 담으면 모든 논쟁이 해결되겠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것이 화성의 낮은 온도와 낮은 기압으로 인해서 물이 잠시 흘렀다고 해도 곧 증발하든지 얼어버리기 때문입니다. 
​
 화성의 지하는 표면보다 따뜻할 것입니다.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열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만약 여기에 흐르는 지하수가 있다면 일부는 가끔식 지표로 흘러나오는 것도 지구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곧 사라지겠죠. 과연 화성에 액체상태의 물이 최근 흘렀거나 지금 흐르고 있는지는 그래서 검증이 쉽지 않습니다.
​
​ 그런데 최근 나사의 큐리오시티 로버 과학자팀이 새로운 증거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팀의 일원인 자비에 마틴-토레스(Javier Martin-Torres of the Spanish Research Council, Spain, and Lulea University of Technology, Sweden)와 그의 동료들이 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큐리오시티 로버가 액체 상태의 물이 화성 토양속에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큐리오시티가 찾아낸 화성 토양에 있는 물질 가운데 과염소산칼슘(calcium perchlorate)이라는 물질입니다. 이 물질은 물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리고 큐리오시티 로버에는 습도와 물의 존재를 측정할 수 있는 Rover Environmental Monitoring Station (REMS) 가 존재합니다. 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화성의 토양이 밤에는 수증기를 흡수하고 낮에는 방출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습니다. 과염소산칼슘이 물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
​


(큐리오시티 로버의 REMS. The Rover Environmental Monitoring Station (REMS) on NASA's Curiosity Mars rover includes temperature and humidity sensors mounted on the rover's mast. One of the REMS booms extends to the left from the mast in this view. Image Credit: NASA/JPL-Caltech/MSSS)​


(화성의 대기 - 토양 물의 순환. Day/night hypothetical water cycle in Mars. Credit: Martin-Torres and Zorzano  )

 연구에 참여한 모르텐 보 매드센 교수(Morten Bo Madsen, associate professor and head of the Mars Group at the Niels Bohr Institute at the University of Copenhagen)는 이런 방식을 통해서 액체 상태의 물이 화성 토양에 생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화성 대기는 희박하고 수증기는 더 희박하기 때문에 그 양은 많지 않겠지만, 이 물은 염분이 많아서 화성의 추운 기후에서도 얼지 않고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물이 존재할 수 있다면 다양한 물질이 여기에 녹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이것이 생명체의 존재를 의미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추운 기후와 강력한 방사선으로 인해서 생명 현상에 필요한 복잡한 유기물질이 쉽게 합성되거나 보존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화성의 강력한 방사선은 지표를 뚫고 1m 지하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 강력한 방사선은 미래 유인 화성 탐사에서도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무튼 황량하기 이를데 없는 화성의 환경은 우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지구 이외의 다른 행성의 환경을 이렇게 상세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로 MRO 같은 화성 탐사 우주선과 큐리오시티 로버를 비롯한 화성 로버들의 활약 덕분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서 언젠가 인류가 가게 될 화성에 대한 더 많은 사실들이 알려질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먼 미래에는 인류의 후손들이 이 행성에서 살아갈지도 모르는 일이죠.

 참고

  Transient liquid water and water activity at Gale crater on Mars, Nature, DOI: 10.1038/ngeo2412



 ​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