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AIDS 에 대해서 알아보자 (3)







3. HIV 의 감염 경로 


 HIV 는 사실 매우 외부 환경에 약한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점은 HIV 를 소독할 때도 중요하고 HIV 의 전파의 역학적 특징에도 중요합니다. HIV 는 섭씨 55 - 60 도 정도에서 30 분 정도면 불활성화 되며 물론 끓는 물에서는 수분만에 쉽게 파괴됩니다. 또 화학적으로도 불안정해서 흔히 소독제나 표백제로 사용되는 치아 염소산이나 70% 알코올, 10% 베타딘 등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외부 환경에서는 오래 지속될 수 없으며 이런 이유로 혈액과 체액 속에서도 바이러스 입자가 존재하지만 공기 감염이나 단순한 신체 접촉으론 감염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대부분 전파는 성접촉이나 주산기 감염 (엄마에서 아기에게 전파), 혈액 전파 (수혈 등), 감염된 주사기등에 의한 전파 등입니다. 


 어떤 경우든 HIV 가 체내로 어느 정도는 들어가야 감염이 일어납니다. HIV 는 생각보다 쉽게 감염이 되지 않는 바이러스로 통상적인 성관계를 통해서도 사실 잘 감염이 되는 편은 아닙니다. 각 경우에 감염되는 비율을 대략적으로 추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혈 : 90%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임신, 출산, 모유 수유 과정에서 수직 감염 :  25%
최적의 치료를 하는 경우 임신, 출산, 모유 수유 과정에서 수직 감염 : 1-2 %
주사기 바늘을 재사용하는 경우 (대개 약물 중독자에서) : 0.67% 
감염된 주사기 바늘에 찔리는 경우 : 0.3%
성접촉 : < 1.7% 이하 (정상 적인 남녀간의 성 접촉의 경우 선진국에서 남녀가 감염될 확율은 0.05% (남), 0.1% (여) 정도) 


 주로는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는 경우와 어머니에서 아기로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생각보다 1회 성접촉을 통해서 전파되는 가능성이 아주 높지는 않습니다. 다만 성접촉이 꽤 널리 일어나다 보니 가장 중요한 전파 경로가 되었을 뿐이죠.  


 HIV 는 혈액, 정액, 질분비액, 모유에는 높은 농도로 존재할 수 있어서 수혈이나 성접촉, 출산, 모유 수유등이 주요한 전파루트로 작용합니다. 반면 침, 눈물, 땀, 소변, 대변으로 전파된 경우는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여기에는 HIV 가 아주 낮은 농도로 존재할 뿐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수인성 전염병처럼 감염되거나 환자와의 가벼운 접촉 등으로는 가능성이 없는 것입니다. 또 모기에 의한 감염 사례도 보고된 바 없습니다.


 4. 급성 HIV 감염 (급성 HIV 증후군)


 일단 HIV 가 인체내로 들어오게 되면 급성 HIV 감염 (Acute HIV Infection) 시기를 거쳐 만성 잠복기에 이르게 되며 이 시기 이후에 오랜세월에 걸쳐 면역이 약해지면 AIDS 라고 부를 수 있는 병리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초기 HIV 감염에서 일단 HIV 가 체내에 들어오게 되면 그 타겟으로 삼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CD4  라는 물질을 표면에 가지고 있는 세포들입니다. 인체에서 대표적인 타겟은 CD4+ helper T cell 과 Macrophage 입니다. 실제로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갈 대는 CD4 뿐만이 아니라 다른 Chemokine coreceptor 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은


 HIV 의 gp 120 의 V1 region 과 표적 세포의 CD4 가 결합 
 -> confirmational change
 -> HIV 의 gp 120 의 V3 region 과 coreceptor (CCR5 or CXCR4) 가 결합
 -> HIV 의 gp 41 이 표적 세포 표면의 fusion domain 과 융합 
 -> HIV 의 내부 물질 (RNA + 효소들) 이 표적 세포 내로 들어가 증식


 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타겟으로 삼는 숙주 세포에서 병리 기전에 가장 중요한 역활을 하는 것은 CD4 + T cell 로 결국 에이즈 환자는 CD4+ helper T cell 이 크게 줄어들어 이 면역 세포가 담당하는 면역 기능 ( 이 세포는 림프세포 가운데 하나로 B 세포에 항원의 침입을 알려 항체를 만드는 기능 및 킬러 (killer) T 세포가 항원을 인지하고 공격 파괴하는 것을 도움) 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CD4 + T cell 은 HIV 감염에 매우 취약해 초기의 급성 HIV 증후군 수주간 혈액내 수치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하지만 HIV 에 감염된 후 쉽게 사멸하므로 HIV 를 장기간 보존하는 기능은 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HIV 가 우리 몸속에 들어와 본격적인 감염을 일으키는 초기의 급성 HIV 감염 기간에 HIV 의 증식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HIV 세포에 감염된 후 증식되어 다른 세포로 방출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5 일 정도에 불과하고 한 사이클당 바이러스는 수백 수천배 증식할 수 있습니다. HIV RNA 의 혈액내 수치는 이 시기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1 ㎣ 당 1000만 카피 까지 증가할 수 있습니다. 감염된 CD4+ T 세포를 제거하는 일은 다른 면역 세포인 CD8+ T 세포입니다. 



( HIV 의 감염 기간동안 HIV RNA 의 농도와 CD4+ T 세포의 수의 변화. 초기 감염기에는 수주만에 급격하게 바이러스 RNA 수치가 증가하고 CD4+ T 세포의 수는 급격히 감소했다가 다시 회복 http://en.wikipedia.org/wiki/File:Hiv-timecourse_copy.svg  )   


 이 시기에 이러한 급격한 바이러스 증식에 의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를 급성 HIV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전체 감염자에서 다 나타는 것은 아니고 30 - 60% 정도에서만 나타나게 됩니다. 또 증상 자체도 마치 감기 같은 발열, 홍반, 오한, 피곤감, 림프절 종대 등이 1-3 주 정도 지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급성 감염기가 지나고 나면 인체에서 HIV 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바이러스가 크게 감소하고 CD4+ T 세포의 수치가 다소 회복됩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