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췌장암 (2)









 3. 췌장암의 증상


 췌장암의 조기 진단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중 하나는 초기 췌장암이 사실상 거의 아무 증상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 진행된 췌장암 역시 췌장암임을 알 수 있는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기 보다는 다소 애매 모호한 증상을 동반해서 결국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이 불가능한 병기에 병원을 찾게되는 경우가 많다. 


 췌장암과 연관된 가장 특이적인 증상이라면 상복부 통증인데 특히 등쪽으로 전파되는 것 같은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복부 통증은 정상인에서도 흔히 발생할 수 있어 초기에 놓치게 되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 

 그외에도 암과 연관된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식욕 감소, 체중 감소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우울증 비슷한 증상도 보이기도 한다. 췌장 조직이 파괴됨에 따라 당뇨가 나타날 수도 있으며 췌장 두부에 생긴 종양이 담즙이 내려오는 총 담관을 막는 경우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황달 (painless jaundice) 를 유발할 수도 있다. 그외에도 Trousseau sign 이라고 불리는 혈전 응고로 인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췌장암이 진행되게 되면 주변 장기와 신경절들로 전이가 되게 되며 이로 인해 잘 조절되지 않는 극심한 통증, 기타 간 전이로 인한 간 기능 부전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등 전이로 인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4. 췌장암의 진단


 췌장암을 진단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 복부 초음파는 간편하게 검사가 가능하며 환자에게 해가 없기 때문에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3cm 이상의 췌장암에 대한 진단 민감도는 95% 이지만2cm 이하에서는 민감도가 낮아 조기 발견에는 어려움이 많다.


최근에 점차 보급되고 있는 Multi-detector CT 는 복부 초음파 보다 더 우월한 진단적 방법이다췌장암 진단의 전체적인 민감도가 93 – 100% 에 달한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근치적 절제술 시행  여부에 중요한 혈관 침범에 대한 정확도도 93% 로 높게 보고되고 있어 췌장암의 진단 및 치료 방침 결정예후 판정에 가장 선호되는 검사이다다만 CT 는 근치적 조기 절제가 용이한 1cm 미만의 작은 췌장암에서는 민감도가60% 정도로 낮은 것이 단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내시경적 초음파 (Endoscopic Ultrasound, EUS) 는 췌장암 진단에서 97% 의 높은 민감도를 보이며 특히 2cm 이하 종괴의 진단에서 CT 보다 우월하다또 국소 림프절 전이 및 혈관 침범에 대한 정확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특히 내시경적 초음파를 이용한 세침흡인 검사 (EUS-FNA) 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직학적 진단도 같이 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다만 내시경적 초음파는 시행자의 숙련도에 많이 의존적이고 간문맥 이외의 혈관 침범에 있어서는 CT 보다 우월하지 않은 단점도 있어 CT 와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할 때 더 진단적으로 유용하다.



 이외에도 내시경역행성 담췌관조영술 (ERCP)  MRCP, PET 검사들도 췌장암의 진단 및 근치적 수술 가능 여부의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같이 사용될 수 있다한편 CA 19-9 과 같은 종양 표지자 역시 췌장암의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데스크리닝 등의 목적으로는 사용하기 어렵지만 췌장암이 의심되는 환자나 혹은 췌장암 환자의 추적 검사로써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5. 췌장암의 병기 


 췌장암의 병기를 분류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일반적인 TMN 병기 (American Joint Committee on Cancer (AJCC) Tumor-node-metastasis classification) 에 따르는 것이다이에 의하면 종괴가 췌장안에 국한되어 있고 2cm 이하인 경우를 T1, 역시 종괴가 췌장안에 국한되어 있되 2cm 이상인 경우를 T2 라고 정의했다종괴가 췌장을 벋어나되 Celiac axis  SMA 를 침범하지 않은 경우는 T3 로 보고 이를 침범한 경우는 T4 로 나누고 있다. T3 까지는 근치적 절제를 시도할 수 있지만 T4 의 경우에는 사실상 절제가 가능하지 않은 경우이다물론 림프절 전이와 원격 전이가 있을 때에도 절제는 가능하지 않다.


 이를 국소적 림프절 전이 (Regional LN metastasis, N1) 및 원격 전이 (M1) 과 나누어 생각하면 다음과 같은 병기결정이 가능해진다


병기    T       N       M     

IA      T1      N0      M0 
IB      T2      N0      M0
IIA      T3     N0      M0
IIB     T1-3   N1      M0
III       T4     N0-1    M0
IV     T1-4   N0-1    M1


(출처Manuel Hidalgo.  Pancreatic Cancer.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10;362:1605-17 )



 췌장암의 병기를 나누는 또 다른 방법 가운데 하나는 바로 유일한 근치적 치료인 절제 가능성을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다이에 따르면 원격전이가 없는 국소 진행형 췌장암의 경우 비교적 절제가 용이한 위치에 있어 근치적 절제가 가능한 환자군 (Resectable pancreatic cancer) 과 이미 원격 전이가 있거나 혹은 해부학적으로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한 위치의 췌장암으로 절제가 불가능한 군 (Unresectable pancreatic cancer) 그리고 이 둘에 위치한다고 여겨지는 경계 절제 가능 군 (Borderline resectable pancreatic cancer) 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참고 문헌 



 2. 이종균췌장암의 스크리닝 및 진단대한소화기학회지 2008;51:84-88

 3. 김재우췌장암의 최신치료대한내과학회지 77권 제 6  2009

 4. Manuel Hidalgo.  Pancreatic Cancer.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10;362:1605-1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