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담배는 왜 몸에 해로운가 ? (4)







 4. 담배와 만성 폐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 (COPD) 는 오래전부터 담배와 연관이 깊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폐암과 마찬가지로 담배를 피운다고 모두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걸리지는 않지만 담배를 장기간 피웠다면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생길 가능성은 분명 높아집니다. 또 상당수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가 대부분 흡연력이 있습니다. (제 기억으론 제가 본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 가운데 과거 흡연력이 없던 환자는 별로 없었고 90% 이상이 흡연력이 있었던 환자였습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명칭처럼 공기가 지나는 길이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좁아진 질환을 의미합니다. 천식과 다른점은 호전되지 않고 만성적으로 계속 좁아져있다는 것입니다. 



 (정상폐조직 (위) 와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폐 조직 (아래) Original source:http://www.nhlbi.nih.gov/health/public/lung/copd/campaign-materials/html/copd-patient.htm  public domain  ) 


 사실 COPD 의 발생 기전 역시 100%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흡연시 발생하는 free radical 에 의한 손상, 염증에 의해 발생되는 여러가지 물질 (cytokine) 에 의한 손상, 그리고 alpha - 1 antitrypsin (A1AT) 같은 antiprotease 효소들의 활성을 감소시키므로써 발생하는 손상들이 주요 기전으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진행된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상당히 견디기 힘든 질환 가운데 하나입니다. 환자는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호흡곤란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점차 하기 힘들어지며 나중에는 화장실을 가는 정도의 행동에도 숨이 차다는 걸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되면 삶의 질은 매우 어려운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죠.  다만 환자에 따라서 경과는 천차 만별입니다.


 사실 흡연을 중단한다고 해도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절대 좋아지는 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흡연을 하게 되면 더 빨리 폐기능이 나빠지게 되기 때문에 더 고통스런 상황에 빨리 놓이게 됩니다. 따라서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라면 무조건 금연을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니코틴에 중독된 환자 가운데는 쉽게 끊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장기간 흡연을 한 환자의 폐 절단면. 이 환자는 폐기종 (emphysema) 환자로 검은색으로 착색된 부분은 장기간 흡연에 의해 블랙카본이 폐안에 침착되었기 때문이다.  출처 : CDC   public domain )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생각보다 매우 흔해서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5% 수준으로 생각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진단받지 않은 경우를 합치면 이보다 더 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대부분 노인 인구에서 많이 생기는데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그냥 나이가 들어서 좀 숨이 찬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것일 뿐입니다. 


 실제로 자신은 담배를 수십년간 피웠지만 아무 이상 없었다고 주장하는 사람 가운데 이미 만성 폐쇄성 폐질환 단계에 들어가 있는 사람도 적지 않으며 이 경우 계속해서 흡연을 하면 폐기능은 더 나빠집니다. 그리고 명확하게 만성 폐쇄성 폐질환 진단을 받을 때 쯤 되면 사실 그 때는 금연을 해도 폐기능을 호전시킬 수 없습니다. 다만 남은 폐기능을 보존하기 위해 무조건 금연이 필요합니다. 



 5. 심혈관계 질환 


 흔히 흡연과 연관되서 생기는 질환하면 우선 폐암을 먼저 생각하고 그 밖에는 만성 폐질환들을 떠올리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흡연은 결코 폐질환만 일으키지 않습니다. 흡연의 영향은 전신에 미치게 되며 그 결과 훨씬 일찍 죽게 됩니다. 대표적인 문제는 바로 심혈관계 질환입니다. 


 흡연은 심혈관계에 즉각적과 만성적인 반응을 모두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동맥 경화를 심화시킨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 수년간 한갑씩 담배를 피는 정도만으로도 동맥경화를 비흡연자보다 더 심하게 만드는데 충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정확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로 인한 결과는 매우 중대한 것입니다. 




(우관상동맥에 생긴 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이 좁아진 모습.  Low magnification micrograph of the distal right coronary artery with complex atherosclerosis and luminal narrowing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RCA_atherosclerosis.jpg  ) 


 여러 심혈관계 질환 중 가장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바로 급성 심근 경색입니다. 동맥 경화로 인해 좁아진 관상동맥이 막혀서 생기는 이 질환은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 가운데 하나입니다. 담배가 심근 경색의 중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라는 사실 역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폐암과 마찬가지로 간접흡연도 심근 경색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위험은 뇌혈관 질환이지만 흡연과 뇌혈관 질환의 연관 관계는 심근 경색과 흡연의 관계 만큼 대규모 연구를 통해 명확하게 증명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결국 동맥 경화가 심해지면 뇌졸증등이 생길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위험성 때문에 금연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간접흡연도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많이 이들이 잘 못 생각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흡연이 폐암만 유발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흡연은 폐암 이외에 여러 종류의 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심근 경색과 동맥경화의 위험도도 같이 증가시킵니다. 따라서 누군가 평소 흡연을 많이 해왔는데 폐암이 아닌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다면 이것이 결국 흡연에 영향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흡연과 연관된 혈관질환을 이야기 하면 버거씨 병 (Buerger's disease) 이 있습니다. 이 질환은 중간이나 작은 크기의 혈관을 침범하는 혈관 질환으로써 정확한 발병기전은 100%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부분 흡연자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금연이지만 불행히 일단 발생하면 금연만으로는 진행을 막을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병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사지 말초의 통증으로 시작해서 나중에 진행하면 말초 조직의 괴사를 일으키는 (즉 손발이 썩어들어가는) 무서운 질환이라고 하겠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