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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가 부채 문제는 괜찮은가 ? (3)








  3. 엔고 현상


 엔화의 가치는 일본 경제가 성장하고 수출이 늘어남에 따라 역사적으로 계속 증가해 왔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로 달러화에 대한 절대적 가치는 물론 상대적 가치로 계산했을 때도 1980 년대 이전까지 엔화 가치는 조금씩 상승해 왔습니다. (아래 그래프 참조)




 (1950 년대 이후 엔화/달러의 가치 비율 1 달러당 얼마만큼의 엔화와 교환되는지 표시. 값이 낮을 수록 엔화 가치가 높은 것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출처 http://www.stat-search.boj.or.jp/ssi/mtshtml/m.html   저자  Monaneko )  


 하지만 사실 달러에 대한 엔화의 가치는 단순히 일본의 경상 / 무역 수지 및 일본의 경제 성장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가 바로 미국의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1970 년대 오일 쇼크 당시 험난한 시절을 보낸 미국은 1980 년대에 와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레이거노믹스 하에 대규모 감세 조치 + 정부 지출 유지를 추진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경제 정책은 한가지 부작용을 낳게 되는데 결국 미국내 소비를 증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와 외국 상품, 특히 일본 상품의 수입이 급증하는 결과를 낳게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세금 감면으로 미국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향상되어 민간 소비는 늘었고 미 정부도 지출을 줄이지 않았으므로 정부 소비도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때마침 미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일본 기업들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였습니다. 그 결과 미국의 대일 무역 적자 폭이 크게 늘어 85 년에는 429억 달러에 이르게됩니다.


 미국 기업들은 자신들의 경쟁력이 약해진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달러화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름 이유는 있었습니다. 사실 대일 무역 적자는 물론이고 미국은 무역 적자 자체가 엄청나게 커졌는데 이렇게 무역 적자가 커지면 달러화의 가치는 자동으로 떨어져 미국 상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1980 년대 미국이 인플레 억제를 위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미국으로 자금이 유입되어 달러가 계속 강세를 유지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미국의 기업들은 미국 정부가 자국 화폐 가치를 떨어뜨릴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와 같은 내부적 요구가 커지자 미국은 1985 년 9월 22일 플라자 호텔에서 G5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미국의 달러화 가치를 하락시키기 위한 국제 공조를 요구했습니다. 당시 미국의 무역 수지 적자가 심각하긴 했기 때문에 나머지 4개국 재무 장관들은 이에 협조하기로 결정하고 외환 시장 개입에 의한 달러화 약세 유도에 동의했는데 이를 플라자 합의 (Plaza Accord) 라고 부릅니다. 


 플라자 합의에는 영국과 프랑스도 참여하긴 했지만 사실 이들은 미국에 막대한 무역 수지 적자를 가져오는 국가가 아니었고 주 타겟은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지닌 독일과 일본이었습니다. 특히 일본의 엔화 가치 상승이 주 목표로 지적됩니다. 아무튼 플라자 합의 후 달러화 가치는 2년내 30% 하락해 미국 제품이 상대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플라자 합의후 달러에 대한 주요국 통화의 가치. 엔화 가치가 가장 큰폭으로 오른 것을 주목.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Wushi-En  ) 


 플라자 합의 후 발생한 엔고 현상은 일본의 버블 붕괴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됩니다. 사실 플라자 합의 직후에는 일본 정부가  엔고 및 86 년의 경기 침체에 대비, 경기 진작을 위해 유동성을 공급한 것도 버블을 더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아무튼 일본의 자산 가치 거품은 언젠가는 결국 터질 일이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플라자 합의는 80년 대 중반에서 90 년대 초반 사이 발생한 엔고에 대해서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만 엔고를 유도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가 없었던 90 년대 중반 이후에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대체 왜 엔고 현상이 계속 유지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유가 제시되고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장기적인 내수 위축으로 인한 수출 증대 


 일본 기업들은 손해를 보면서도 90 년대 이후 수출을 계속 늘리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유는 내수가 위축되어 시장이 작아졌기 때문입니다. 앞서 설명한 여러 이유로 인해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경기가 부양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수 위축으로 인한 수입은 감소하고 수출은 자꾸 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는 무역 수지 흑자로 이어져 엔고를 계속 유도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들의 수익은 계속 떨어지게 됩니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결국 일본 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 사실 일본 기업들이 환율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해외로 공장을 대거 이전 하는 산업 공동화 현상까지 같이 동반되게 됩니다. 이는 일본내 고용 위축과 일본 정부의 세수 감소로 이어져 일본 정부의 재정 적자를 계속 키우는 원인이 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2011년에는 동일본 지진 및 글로벌 경제 위기 등으로 다시 일본이 30 년 만에 무역적자가 발생했지만 엔화에 대한 투기 수요 및 엔케리 자금 회수로 엔화가치가 많이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무역 흑자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엔고현상을 이야기 합니다)  



 2)  엔화 가치 상승 기대로 인한 투기성 수요 


 90 년대 중반에 엔화 가치는 살인적인 수준으로 상승했는데 이것은 외환 시장 참가자들이 일본 엔화의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을 기대하고 엔화 보유를 늘렸기 때문입니다. 엔화 가치가 일단 상승하자 일종의 투기 심리를 형성해서 너도 나도 엔화를 보유하기 희망한 것인데 사실 이게 꼭 나쁜 일은 아닐 수 있습니다. 


 일본도 해외에서 부존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하는데 높은 엔화가치로 인해 상대적으로 석유 같은 자원 수입시 가격이 낮아지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또 해외에서 막대한 엔화를 보유하므로써 엔화가 기축 통화로써 입지를 더 굳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높아진 엔화 가치로 인해 수출에 의존성이 큰 일본의 기업들이 대거 경쟁력을 상실했고 그 빈틈을 한국이나 대만, 중국등의 기업들이 차지했기 때문에 일본 경제가 장기적으로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이는 일본이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3) 폐쇄적 시장 구조로 인한 수입 억제 


 본래 이렇게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 외국 상품에 대한 일본 국민의 구매력이 커져 외국 상품을 많이 구매하게 되고 이로 인해 엔화 가치는 자연적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 시장 원리입니다. 하지만 일본 특유의 시장 폐쇄성으로 인해 일본에서는 특정 분야에 외국 상품이 진출하기 매우 힘듭니다. 대표적으로 TV 나 휴대폰 (예외는 아이폰),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은 상대적으로 외국 상품이 적은 편입니다. 

 이와 같은 비관세 무역 장벽은 초기에는 일본에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엔고라는 엄청난 부작용을 더 심화시킨 이유로 지적됩니다. 


 4) 엔케리 트레이드 자금의 회수


 엔케리 트레이드는 제로 금리에 가까운 일본에서 자금을 빌려 이를 이자율이 높은 해외에서 운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이렇게 되면 엔화를 파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 자체는 엔화 가치를 하락시킵니다. 주로 2001 년에서 2006 년 사이 엔케리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 글로벌 경기가 양호할 때 과잉 유동성 공급에 한 몫 했습니다. 자금 규모는 정확히 모르지만 1000 억 달러 - 1조 달러 사이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처음에 엔케리 자금은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엔고를 완화시키는 역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2008 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엔케리 자금이 반대로 일본으로 다시 회수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엔고를 더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여기에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된 점도 엔고 현상이 2008 년 이후 더 심해진 이유가 됩니다. 


  
(일본 엔화의 명목실효환율 (NEER) : Graph showing JPY's 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s (NEER) from January, 1970. 2005 = 100.  2005 년을 100으로 환율 변동표에서 85 년 플라자 합의 이후, 95 년 국제 투기 자본, 2000 년대 초 일본 경기 회복 기대 심리 때, 그리고 2008 년이후 글로벌 경제 위기 때 일본 엔화 가치가 급등한 사실을 알 수 있음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Monaneko  )



 (일본 엔화의 물가 변동을 고려한 실질실효환율 (REER) ( Graph showing JPY's Real Effective Exchange Rates (REER) from January, 1970. 2005 = 100 ) 역시 비슷한 성향을 보임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Monaneko   ) 


 이와 같은 장기간의 엔고 현상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산 가치 하락과 함께 일본 장기 불황의 원인이 됩니다. 이것은 심각한 세수 감소 및 부채 증가라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엄청난 부채를 지게 된 이유가 100% 설명되진 않습니다. 다음엔 왜 그렇게 많은 부채를 지게 된 건지. 그리고 얼마나 더 많은 부채를 질 수 있는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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