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2013 년 가계 부채 1000 조원 돌파 가능성




 지난 12월 4일 한국은행과 금융 기관들은 2011 년 9월말 한국의 가계 부채가 총 892조 5천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5조 6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아마 남은 3개월간 대출 증가율을 감안하면 대략 올해 60 조원 이상으로 가계 부채가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에서 가계 부채가 급증한 중요한 이유는 역시 주택 문제와 연관이 깊습니다. 즉 대출 받아 아파트를 산 경우가 가장 일반적인 경우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2006 년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할 때 많은 사람들이 더 오르기 전에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장만하려 꽤 가계 부채가 증가했습니다. 그해 가계 부채는 62 조 3척억원 증가해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이후에도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진 않았기 때문에 2007년 59조 4천억원, 2008 년 59조 5천억원, 2009 년 54조 8천억원, 2010 년 67조 3천억원으로 가계 부채는 매년 50 조원 이상 증가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 뿐 아니라 대출 상환 여력이 떨어지는 신용등급 9/10 등급의 생활비 목적 대출도 계속 증가되어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가계 대출 대출 총액은 90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별한 이변이 없다면 2013 년에는 1000 조원이 넘거나 그 언저리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현재 가계 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훨씬 넘어서고 있을 뿐 아니라 이자 부담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무입니다. 부채가 1000 조원이라면 이자 부담은 대략 60 조원 부근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실제 대출에서 이자율은 다양하지만 평균을 감안한 경우) 그렇다면 많은 이자부담으로 인해 가계의 상환 능력은 더 떨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08 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경제 성장율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물가 상승율은 한국에서는 꽤 높은 편이라서 가계의 실질 소득 증가율은 사실 올해 3분기에도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입니다. 내년 상반기엔 성장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물가 상승율을 감안한 실질 소득은 더 심하게 감소하게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2012 년에도 가계 부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뉴욕에서 있었던 투자은행 UBS 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이 현재 마이너스 상태인 실질 소득 증가율과 더불어 상당한 수준의 가계 부채가 소비 증진을 억제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명목 임금 인상 수준은 2% 에 불과해 4% 대인 물가 상승율에 꽤 못미치고 있으며 가계의 부채는 가계 소득이 150% 를 넘는 수준이어서 소비가 살아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내수시장 위축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와 같은 가계 대출 증가세와 더불어 만약 가계의 상환능력이 계속 악화될 경우 연쇄적인 개인 파산 신청이 늘어나는 집단 부실의 가능성도 우려될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경기가 호전되어 실질 소득 증가율이 다시 플러스로 돌아서고 부동산 시장도 안정되는 경우이지만 대개 이 둘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관관계에 있는데다 현재 생겨있는 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 대출이 갑자기 없어질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에 지금도 문제이긴 하지만 수년 후에는 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