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친환경 석탄 발전의 미래? 세계 최대의 탄소 포획 시스템에 도전하는 미국


(Photo: Minnkota Power Cooperative)


 미국에서 세계 최대의 탄소 포획 시스템을 석탄 발전소에 적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석탄 발전소를 운용하려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입니다. 노스 다코다 중부에 있는 밀톤 R 영 발전소 (Milton R. Young Station)에 있는 455MW급 석탄 발전기에 새로 개발한 이산화탄소 포획 시스템을 적용해 90%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입니다. 제거한 이산화탄소는 지층 속 깊은 곳에 저장하거나 혹은 유정에서 원유와 가스를 밀어내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프로젝트 툰드라 (Project Tundra)라고 알려진 이 탄소 포획 및 분리 시스템의 실제 건설은 2022년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시행사는 발전소의 운영사인 민코타 전력 조합 Minnkota Power Cooperative입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발전소에서 나온 배기 가스는 이물질을 제거한 다음 표면적으로 늘리기 위해 수많은 스테인레스 스틸 벽으로 되어 있는 흡수 장치로 들어갑니다. 이 흡수 장치에서는 이산화탄소와 결합하는 액체 아민 수용액 (liquid-based amine solution)이 나와 이산화탄소와 결합하게 됩니다. 이 화학물에 다시 열을 가하면 순수한 이산화탄소가 분리됩니다. 




(동영상) 


 발전소 측은 이렇게 해서 60만대의 가솔린 자동차가 배출하는 것과 맞먹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석탄 발전은 여전히 저렴한 석탄을 사용해서 가격 경쟁력은 있지만, 미세 먼지와 각종 대기 오염 물질, 그리고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사양 산업화 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환경 기준을 맞추고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태양광 및 풍력 같은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있으며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을 때는 천연 가스처럼 오염 물질과 이산화탄소 배출이 그나마 적은 화석 연료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최근 셰일 가스가 충분히 공급되면서 석탄 화력 발전은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탄소 포획 및 저장 (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은 석탄 화력 발전소를 살릴 수 있는 대안 가운데 하나입니다. 배기 가스를 분리 저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기 오염 물질도 제거하고 이산화탄소도 제거할 수 있다면 다른 친환경 발전 수단과 경쟁이 가능합니다. 더구나 풍력이나 태양광처럼 발전량 변화가 많거나 계절적 특성을 띄지도 않고 밤에도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비용입니다. 현재 가동되는 석탄 발전소의 경우 자체 운용을 위해 발전 전력의 5-9% 정도를 소비하지만, CCS라는 추가 시설을 가동하는 경우 이 비율은 33%까지 치솟을 수 있습니다. 이는 당연히 추가 비용으로 이어집니다. MWh 당 발전 비용이 30달러에서 96달러까지 세 배 정도 치솟아 풍력 및 태양광보다 훨씬 비싸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발전소 측은 비용을 상쇄할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1톤 매립 당 50달러 정도의 비용 혹은 세금을 환급받는 것입니다. 프로젝트 툰드라를 통해 매년 35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매립할 수 있으며 12년 간 최대 21억 달러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누군가의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인 사업성이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습니다. 태양광의 경우에도 국가 보조금에 따라 민감하게 시장이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좋은 해결책은 아닌 것 같지만, 만약 계획대로 된다면 2025년부터 이 시설이 가동될 것이라고 합니다. 과연 진짜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