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407 - 거대한 구름으로 덮힌 외계행성 WASP-43b



 (An artist’s impression of the hot Jupiter WASP-43b closely orbiting its parent star. The planet’s tight orbit resulted in its rotation period becoming synchronized with the orbital period, both amounting to 19.5 hours. As a result, WASP-43b always faces the star with the same hemisphere permanently engulfed in daylight with temperatures reaching 1250°C. The nightside facing away from the star is covered by clouds made of condensed mineral droplets at temperatures around 600°C. Credit: T. Müller (MPIA/HdA))



(Using the James Webb Space Telescope (JWST), the JTEC-ERS team observed the WASP-43 system continuously for 27 hours to observe the entire orbit of the hot, Jupiter-sized exoplanet WASP-43b. As the planet orbits its host star, different faces of the planet are pointed towards the telescope (shown in the top panel). As a result, they measured different temperatures depending on the proportions of the hot dayside and the cold nightside that faced the observer. Using JWST’s MIRI instrument, the team measured the temperature across the planet’s surface by applying the phase curve observing method, with MIRI working like a gigantic contactless infrared thermometer. Because the planet orbits so closely to its host star, its dayside is a scorching 1250°C and winds on the planet transport some of that heat to the relatively cool nightside, which is still a fiery 600°C. Credit: Nature Astronomy (2024). DOI: 10.1038/s41550-024-02230-x)



(This image illustrates how a star illuminates and heats the dayside of a tidally locked planet orbiting in bound rotation. Similar to how we see Venus in the solar system, such a planet shows different fractions of its day and night sides, the phases, during an orbit. In observing WASP-43b, astronomers tracked the planet’s signal as a function of the degree of illumination, thereby obtaining data of the entire planet. Credit: ESA)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뜨거운 목성형 외계 행성인 WASP-43b의 정확한 표면 온도를 측정했습니다. 10년 전 허블 우주 망원경이 상당한 양의 물의 존재를 확인한 이 외계 행성은 별에 너무 가까이 있어 낮인 지역은 영원히 낮이고 밤인 지역은 영원히 밤인 행성입니다.

이는 지구 - 달처럼 가까이 있는 천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석 고정 현상입니다. 하지만 공전 주기가 한달에 가까운 달과 달리 WASP-43b의 공전 주기는 19.5시간에 불과합니다. 행성의 공전 궤도 역시 별의 지름의 두 배에 불과해 거의 인공 위성 같은 느낌입니다.

나사의 에임즈 연구소의 테일러 벨 (Taylor J. Bell)이 이끄는 국제 천문학자팀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에서 280광년 떨어져 있는 WASP-43b를 27시간 동안 관측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중적외선 카메라인 MIRI를 거대한 비접촉식 온도계처럼 사용해 낮인 부분과 밤인 부분의 온도를 관측한 결과 각각 섭씨 1650도와 섭씨 600도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빛을 받지 못하는 밤인 부분도 상당히 뜨거운 이유는 대기의 순환 때문입니다. 목성의 폭풍도 산들바람처럼 여겨질 정도인 시속 9000km의 바람이 낮인 지역에서 밤인 지역으로 열을 전달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온도차이가 크기 때문에 밤인 지역에서는 두꺼운 구름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밤인 지역의 적외선 방출이 예측보다 적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가설입니다.

다만 이 구름은 지구처럼 수증기의 구름이나 목성처럼 암모니아의 구름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 응결되는 원소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가운데는 금속 성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높은 분해능으로도 284광년이나 떨어진 행성 구름 성분을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과학자들은 앞으로 계속해서 구름과 대기의 구성 성분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외계 행성의 대기를 조사하기 위한 제임스 웹 망원경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앞으로 어떤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지 기대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4-clouds-blanket-night-side-hot.html

Taylor J. Bell et al, Nightside clouds and disequilibrium chemistry on the hot Jupiter WASP-43b, Nature Astronomy (2024). DOI: 10.1038/s41550-024-02230-x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