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제재로 인해 낙후된 IT 산업이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러시아가 최초의 광학 리소그래피 photolithography를 선보였습니다. 다만 거의 30년 전 기술인 350nm 공정용 리소그래피 장치입니다.
러시아 산업 통상부의 바실리 쉬파크 차관 (Vasily Shpak, Deputy Minister of Industry and Trade of Russia)에 따르면 현재 이 장치는 러시아의 젤레노그라드 (Zelenograd)에서 테스트 중입니다.
350nm 공정은 인텔이 1995-1997년 사이 펜티엄 MMX, 펜티엄 프로, 펜티엄 II 프로세서를 제조하는데 사용했으며 비슷한 시기에 AMD K6 프로세서도 같은 350nm를 사용했습니다.
서방에 비해 낙후된 러시아의 반도체 제조사인 앙스트렘 (Angstrem) 과 미론 (Mikron)도 90-250nm 팹을 사용하고 있어 350nm는 확실히 시대에 뒤처진 공정이긴 하지만, 서방 제재로 인해 새로운 리소그래피 장비를 들여올 수 없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일단 성공한다면 자력갱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양산에 들어가기 전까지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장비는 만드는 게 핵심이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는 게 핵심인데, 과거 제대로된 관련 기술이 없는 러시아 입장에서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그래도 성공한다면 350nm 같은 구형 공정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군용 장비나 자동차, 전력 제어 장비 등에는 아직도 이런 오래된 공정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극심한 전자 부품 공급난으로 무기 생산에 애를 먹고 있으며 냉장고, 세탁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도 뜯어서 사용했다고 알려진 바 있습니다. 펜티엄 수준의 프로세서도 미사일 부품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만들수만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50nm이나 더 미세한 공정을 개발하기 의한 토대를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노동력과 두뇌 인력을 잃은 러시아가 반도체 자력갱생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부정부패가 심한 나라인 만큼 이것도 보여주기 식으로 예산만 타내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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