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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가 사헬 지대를 녹지로 바꾼다?



(The road to Timbuktu, in Mali. Acacia trees in the Sahel sub-Saharan savanna ecoregion. Sahel Acacia species include: Acacia laeta, Acacia nilotica, Acacia seyal, and Acacia tortilis. Source: wikipedia)


 사헬 지대라는 단어는 사하라사막 남부의 반건조 경계지대를 의미합니다. 세네갈, 말리, 니제르, 수단 등을 거치는 긴 띄 같은 지대로 1980년대 이후 사막화와 기근으로 인해 국제적인 이슈가 된 바 있습니다. 이 지역은 강수량이 적고 초지가 많아서 이전부터 유목을 해왔는데,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상당수의 초지가 파괴되고 사막화가 진행되어 큰 문제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진행 중인 기후 변화가 사헬 지역의 강수량을 늘려 녹지를 더 늘릴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연구자들은 최신 기후 모델을 이용해서 앞으로 사헬 지역의 기후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를 연구했습니다. 다양한 기후 모델을 비교한 결과 어쩌면 앞으로 진행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 지역의 강수량이 늘어나는 변화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강수량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매우 여러 가지입니다. 기온 상승은 일반적으로 바다에서 더 많은 수증기를 증발시키지만, 이것이 바로 대륙에서 강수량 증대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육지 방향으로 이동한 다음 적절한 위치에서 비가 되어 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박종연(Jong-yeon Park)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최신 버전의 Max Planck Earth System Model MPI-ESM를 이용해서 가능한 시나리오를 연구했습니다. 이들의 육지의 뜨거운 공기가 상승 기류를 만들어 주변의 습기를 머금은 공기를 끌어들이면 강수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바다 사이의 온도 차이 역시 공기의 흐름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연구한 모델에서는 지중해가 다른 주변 바다보다 온도가 상승하면서 서아프리카 몬순 West African monsoon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를 이동시켜 더 많은 비를 뿌리게 만듭니다. 


 실제로 사헬 지역에서는 과거 가뭄으로 인해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가 최근 20년간 강수량이 다소 증가하면서 이 위기가 다소 완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메카니즘으로 강수량이 더 늘어나게 될지는 예측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지구 대기 중 온실 가스 농도가 올라가니까 당연히 온도가 올라가는 건 쉽게 예측이 되지만, 각 지역별 기후 변화는 사실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기후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상 예측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연구팀 역시 사헬 지역의 정확한 기후 예측을 위해서는 지중해를 비롯한 다른 바다의 해수 온도에 대한 데이터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추가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더 생각할 문제는 사헬 지역의 사막화 위기가 단순히 한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 지역에서 인구가 늘고 목축업이나 농경 수요가 증가하면서 사막화가 같이 진행된 측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강수량이 증가한다면 사막화를 막는대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보다 현명하게 토지와 물을 사용하려는 노력이 같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참고 

Jong-yeon Park et al. Anthropogenic Mediterranean warming essential driver for present and future Sahel rainfall, Nature Climate Change (2016). DOI: 10.1038/nclimate3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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